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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여학교 6명 등 177명 독립유공자 광복절 포상

등록 2018.08.13 10: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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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화여학교 6명 98년만에 독립운동 인정받아

광복절 계기 177명 포상…여성·무명 의병 등 발굴

독립유공자 포상 이래 1만5천여명 포상…여성 325명

【서울=뉴시스】박양순·김경화·성혜자·소은명·안옥자·안희경 선생이 일본 경찰에 체포, 옥고를 치를 당시 사진. 201808.13. (사진=국가보훈처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양순·김경화·성혜자·소은명·안옥자·안희경 선생이 일본 경찰에 체포, 옥고를 치를 당시 사진. 201808.13. (사진=국가보훈처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3·1운동 1주년 만세를 부르다 체포된 당시 배화여학교 6명의 학생과 무장 독립운동을 지원한 석주 이상룡 선생의 손부(孫婦) 허은 여사, 시인 김영랑으로 알려진 김윤식 선생 등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에게 독립유공자 포상이 수여된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5일 제73주년 광복절을 맞아 177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포상한다고 13일 밝혔다.

 보훈처에 따르면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93명(애국장 31명, 애족장 62명) 건국포장 26명, 대통령표창 58명 등으로 생존 애국지사는 없으며 여성은 26명이 포함됐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73주년 광복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3·1운동 1주년을 맞아 교정에서 독립만세를 부르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서울 배화여학교 6명의 여학생들에게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1920년 3월1일 학교 기숙사 뒤편 언덕과 교정에서 학생들은 일제히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다 수십 명이 일경에 검거돼 재판에 회부됐다.

 학생들은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당일 등교하자마자 독립만세를 외침으로써 1년 전의 거족적인 3·1운동을 재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가운데 김경화, 박양순, 성혜자, 소은명, 안옥자, 안희경 등 공적과 옥고가 확인된 6명이 이번 포상 대상에 포함됐다. 포상자 6명은 대부분 10대 후반 어린 여학생들로 최연소자인 소은명 선생의 경우 당시 16세에 불과했다.

 만주에서 독립군의 항일투쟁 지원에 헌신한 허은(許銀) 여사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여사는 재종조부 왕산 허위 선생(1962년 대한민국장)이 1908년 순국한 뒤, 줄곧 일본경찰의 감시를 받던 중 만 6세가 되던 1915년에 일가족과 함께 서간도로 망명했다.

 이후 부민단 등 현지 독립운동 단체가 주관하는 국치기념일과 개천절 행사 등에 참여해 '국치가'와 애국가를 부르며 민족·독립의식을 키웠고 16세가 되는 1922년 이상룡(1962년 독립장)의 손자인 이병화(1962년 독립장)와 결혼했다.

 여사는 1932년 귀국할 때까지 시댁 어른들의 독립운동을 보필하면서, 서로군정서 회의 때마다 독립운동가들의 조석을 조달하고 군정서의 독립군들이 입을 군복을 만들어 보급하는 등 서간도 무장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했다.

 여사의 친정과 시댁 모두 여럿이 서훈된 대표적인 독립운동 명문가로 손꼽힌다. 여사에 대한 포상은 시조부 이상룡 선생이 남긴 '석주유고', 시부 이준형 선생의 '유서', 여사의 회고록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 등의 자료에서 활동내용이 확인돼 이뤄졌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전남 강진에서 독립만세운동를 주도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김윤식 선생에게는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서울=뉴시스】시인 김영랑으로 알려진 김윤식 선생이 1919년 3월25일 전남 강진군 강진면 장날에 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키기 위해 김현상, 김현균 등과 함께 태극기를 만드는 등 준비 활동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2018.06.13. (사진=국가보훈처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시인 김영랑으로 알려진 김윤식 선생이 1919년 3월25일 전남 강진군 강진면 장날에 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키기 위해 김현상, 김현균 등과 함께 태극기를 만드는 등 준비 활동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2018.06.13. (사진=국가보훈처 제공)[email protected]

시인 김영랑으로 잘 알려진 선생은 1919년 3월25일 고향인 강진군 강진면 장날을 이용해 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킬 것을 계획하고 태극기 등을 제작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선생은 1930년대 '독(毒)을 차고', '가야금' 등의 시를 발표해 일제의 식민통치에 대한 저항의식을 표출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이와 함께 군자금 모집하다 체포돼 교형을 받고 순국한 의병 계석노 선생, 평안북도 일대에서 무장 독립군으로 군자금을 모집하다 체포돼 중형을 받은 한성호 선생은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된다.

 평양 숭의여학교 재학 중 고향인 황해도 신천에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곽영선 선생, 서간도로 망명해 독립운동기지 개척을 조력하고 물심양면으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지원한 이은숙 여사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평안남도 순천에서 비밀결사를 조직해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후원한 최복길, 김경신, 김화자, 옥순영, 이관옥 선생 등 5명의 여성에게는 건국훈장이 추서된다.

 보훈처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독립유공자 포상은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건국훈장 1만912명, 건국포장 1253명, 대통령표창 2887명 등 총 1만5052명(여성 325명)에 이른다.

 보훈처는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전문가 연구용역을 실시해 202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추가 조사와 검증을 거쳐 26명을 포상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지방자치단체, 문화원 등 관련기관과 사료수집 협업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국내외 소장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함으로써 알려지지 않은 여성, 무명의 의병 등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더욱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훈처는 지난 4월 포상 심사기준을 개선해 3개월로 돼 있던 최소 수형·옥고기준을 폐지해 3개월 이하라도 독립운동으로 인해 옥고를 치른 경우 포상할 수 있게 했다.

 또 독립운동 참여 때문에 퇴학을 당한 경우 학생신분을 감안하고, 실형을 받지 않았더라도 적극적인 독립운동 활동 내용이 분명하면 포상을 전향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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