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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저택 초대된 5인, 데이비드 미첼 '슬레이드 하우스'

등록 2019.02.13 11: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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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저택 초대된 5인, 데이비드 미첼 '슬레이드 하우스'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슬픔은 절단이지만, 희망은 치유되지 않는 혈우병이라 피를 흘리고 흘리고 또 흘린다. 희망은 결코 열 수 없는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다."

영국 작가 데이비드 미첼(50)의 '슬레이드 하우스'가 번역·출간됐다. 미스터리한 대저택 '슬레이드 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호러소설이다.

슬레이드 앨리는 높다란 벽돌담 사이로 이어지는 좁고 어둑한 골목이다. 그곳에는 9년마다 한 번, 10월 마지막 토요일에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검은 철문이 있다. 그 안으로 들어서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정원과 고풍스러운 저택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환상의 저택에 1979년부터 2015년까지 30여년에 걸쳐 5명의 손님이 초대된다. 평범해지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어린 소년, 매사에 불만이 가득한 닳고 닳은 형사, 마음에 상처를 한가득 품고 있는 대학교 초현실 동아리의 신입 회원, 미스터리한 저택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기자, 심령 현상을 철석같이 믿는 '잠재적 환자'의 손에 이끌려 온 정신과의사다.

처음에 이들은 어마어마한 저택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그곳을 떠날 수 없음을, 화려한 풍경 뒤에 그들의 영혼을 노리는 누군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유령을 한 번만 본다면 알게 되겠지. 죽음이 끝이 아닌 하나의 문이라는 걸.그 문의 반대편에는 조니가 있을거라는 걸."

"우리 삶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게 있다면 바로 죽음 아니던가요?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죽음을 두려워하도록 설계되었죠. 그 두려움이 우리의 생존 본능이고, 젊은 시절에는 그 본능이 쓸모 있지만 나이가 들면 저주가 돼요."

미첼은 "각 장의 이야기는 모든 유령 서사가 제기하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조금씩 다르게 답한다"고 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여기 초현실적인 존재가 있는가? 그들이 우리를 해칠 수 있는가?" 이진 옮김, 304쪽, 1만3800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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