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유통家 인공지능 시대 도래?…딥러닝 통해 '맞춤형 상품' 검색·추천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가 홈페이지(https://www.thenorthface.com/xps)에서 운영하는 '플루이드 엑 스퍼트 퍼스널 쇼퍼(Fluid Expert Personal Shopper)'. 몇번의 자연어를 통한 질의 응답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제품을 찾아준다.

'딥러닝'으로 소비자 구매 의도·가격·소재 등 맞춤형 제품 추천
점포입지 선정·매출예측·인력관리 등 '기업경영 전략'에도 활용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4차 산업혁명 속 본격적인 '인공지능(AI)의 대중화 시대'를 맞게 되면서 관련 사업의 발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시스템, 사물인터넷(IOT) 등 관련 기술의 혁신에 발맞춰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축에 자리잡게 됐다. 이에 따라 유통산업에서의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킨 서비스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분야에서 현재 인공지능과 연계돼 진행 중인 변화는 한마디로 '고객의 마음을 읽고 그 에 맞추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딥러닝(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deep learning)'으로 인해 가능해진 인공지능 기술은 소비자의 구매 의도, 용처, 가격, 원하는 색깔, 소재, 디자인 등 여러 정보를 고려하여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검색하고 추천해주기도 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가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플루이드 엑 스퍼트 퍼스널 쇼퍼(Fluid Expert Personal Shopper)'는 바로 이러한 인공지능을 적용한 쇼핑도우미다.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탑재한 앱을 홈페이지에서 구현, 몇번의 자연어를 통한 질의 응답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제품을 찾아준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인공지능의 놀라움을 체감할 수 있었다. 맨 처음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출퇴근용, 400달러 미만'이라 답했고, 이어진 질문에 '남성용', '약간 캐주얼해도 괜찮으니 방수되는 검정아닌 회색이나 무채색의 가벼운 제품', '중간 정도 추위'라고 각각 답했다. 마지막에 '자켓, 조끼, 파카' 중 '파카'을 택했더니 HIGH MATCH, MEDIUM MATCH, LOW MATCH 로 나눠 5개의 제품을 소개했다.

 이 모든 과정이 불과 30여초도 채 안걸렸다. 평소 인터넷 쇼핑에 걸린 시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단축됐고, 원하는 제품을 바로 추천받았다. 이 같은 기능이 개별 브랜드뿐 아니라 전체 인터넷쇼핑몰을 아우르면서 포털에까지도 접목된다면 그야말로 '쇼핑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IBM과 협업해 이 같은 기술을 '추천봇'을 통해 우리말로 구현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연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분석 프로그램 'S마인드'를 통해 개인별 맞춤 쇼핑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고객의 미래 구매패턴까지 예측한 쇼핑 정보 제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분석실 연구위원은 "쇼핑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상당 부분 넘어 설 수 있게 된데 이어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 덕분에 쇼핑 과정은 진정한 개인화(personalization)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는 인공지능은 유통산업의 미래를 근본적 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에 호스팅 된 왓슨 컴퓨터 시스템. IBM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은 소비자의 구매 행위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점포의 위치나 제품 진열, 판매 아이템 결정, 인력채용 및 인사관리, 재고관리 등 유통기업의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기업이 신규 점포를 개설하고자 할 때 입지를 선정하기 위한 분석에도 상당한 시간이 요구됐지만, 인공지능은 매우 빠르고 효율적으로 최적의 입지 선정을 할 수 있다. 예상 매출 규모, 지역 인구, 경쟁 점포로부터의 거리, 최근에 있었던 프로모션과 이벤트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신규 점포를 언제 어디에 개설할지를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학습을 하는 인공지능은 점포의 최적 후보지들을 제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신규점포의 성공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들을 식별함으로써 각 후보지를 선정한 이유까지 설명 해낸다.

 실제로 미국의 홈인테리어 유통회사 커클랜드(Kirklands Inc.)는 익스피리언(Experian)사와 함께 점포의 최적 입지를 선정하고 미래 매출액을 예측하는 데 인공지능을 적용했다. 익스피리언은 미국의 가구, 기업체, 소매업체, 쇼핑센터에 관한 정보 등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출발점으로 하고, 커클랜드의 기존 점포 입지의 특성, 점포 매출 및 성과, 고객 데이터 등을 연구해 신규 점포를 개설할 최적의 입지를 선정했다.

 또 인공지능을 통한 정확한 매출 예측은 유통기업의 매우 중요한 과제인 재고관리를 효율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재고가 적정 수준보다 많으면 회전율이 떨어져서 수익이 감소하고, 반면 재고가 부족하면 고객을 잃는다.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제품이 언제 어떤 점포에서 필요할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 점포별 매출을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유통 기업은 적정 재고수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미국의 이베이는 소비자의 쇼핑 습관과 성향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판매량을 예측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베이는 지난해 7월 인공지능 기술을 토대로 판매량을 예측, 잠재수요를 파악하는 기술력을 갖춘 이스라엘 스타트업 기업 '세일즈프레딕트(SalesPredict)'를 인수한 바 있다.

 아직 상용화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마존이 지난 2013년 미국 특허청에서 특허 인증을 받은 '배송 예측시스템' 역시 인공지능을 통한 구매 예측 사례다. 소비자의 구매기록과 검색기록, 구매희망 목록 등을 분석해 소비자가 언제 어떤 물품을 필요로 할지를 미리 파악하고, 소비자가 구매하기 전에 미리 발송하는 시스템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파고'로 인해 우리에게 친숙해진 인공지능은 제조, 의료, 교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유통도 인공지능이 선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힌다"면서 " 인공지능은 소비자 쇼핑환경의 변화뿐 아니라 유통기업 경영에서도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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