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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선이 바꾼 브렉시트 시나리오···소프트? 노 딜? 잔류?

등록 2017.06.13 15: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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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선이 바꾼 브렉시트 시나리오···소프트? 노 딜? 잔류?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영국 조기 총선으로 집권 보수당의 의회 장악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새로운 시나리오들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총선 이후 EU 탈퇴 방향이 '소프트 브렉시트'(EU 단일시장·관세동맹 잔류) 혹은 '노 딜 브렉시트'(협상 타결 없이 떠남) 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그동안 '반쪽짜리 탈퇴는 없다'며 '하드 브렉시트'(EU 단일시장 탈퇴)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8일 총선으로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상실하면서 메이가 하드 브렉시트를 고집할 명분이 사라졌다.

◇ 보다 유연한(softer) 브렉시트로

 메이는 야권을 품을 수 있게 전략을 수정해 국정 마비를 피할 수 있다. 단일시장 잔류, 유럽사법재판소(ECJ) 관활권 유지 등을 통해 탈퇴 이후로도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EU 역시 협상이 수월한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한다. 영국이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에 남아야 브렉시트 이후 경제적 충격이 최소화될 뿐만 아니라 상호 무역 역시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모델'이 하나의 대안이다. 노르웨이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들은 EU 관세동맹에 속하지 않지만 EU와 구성한 유럽경제지역(EEA) 일원으로서 유럽 단일시장에 접근권과 이동의 자유를 가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총선 여파로 총리가 교체되거나 재총선이 실시될 경우, 그 형태가 어떻든 소프트 브렉시트가 유일하게 이행가능한 EU 탈퇴 계획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EU 관계자들에 의하면 영국이 소프트 브렉시트로 기조를 전환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이를 EU에 다시 통보할 필요는 없다. 협상장에 나갔을 때 새로운 전략으로 논의에 임하면 된다.

◇ 2년 협상 기한 끝나면 '노 딜'로 탈퇴

 영국 정부가 소프트 브렉시트를 추진할 경우 이번엔 강경파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보수당 정권이 기존 방침보다 완화된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한다고 해서 야권의 지지가 완전히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협상 방향을 둘러싼 영국 내부 혼란만 가중될 경우 '노 딜' 시나리오도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 영국과 EU는 '리스본 조약 50조'의 '2년 협상 시한 규정'에 따라 2019년 3월까지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총선 결과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17.6.11.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총선 결과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17.6.11.

브렉시트 시계바늘은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 마감 시한을 연장하려면 EU 27개 회원국들이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데, 이들은 브렉시트 협상이 장기화돼 자국 내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생기길 원하지 않는다.

 EU 지도자들은 영국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브렉시트 일정을 원래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우리는 브렉시트 협상이 언제 시작할진 모르지만 언제 끝날진 분명히 안다"고 말했다.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일반 규정에 따라 EU와 교역을 진행해야 한다.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던 단일시장 혜택은 모두 사라진다. 국경, 양측 시민들의 권리보장 문제를 놓고도 혼란이 예상된다.

◇ 2차 국민투표·잔류파 집권으로 브렉시트 취소

 영국이 브렉시트를 포기하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절차가 복잡하지도 않다. 영국이 EU 탈퇴 신청을 취소하고 그냥 회원국으로 남겠다고 밝히면 된다.

 EU 탈퇴가 작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됐다는 점에서 정부 마음대로 방향을 뒤집을 수 없다. 하지만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해 잔류가 결정되거나, 차기 총선에서 잔류를 공약한 정당이 집권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로서는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국민 뜻대로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론조사상으로도 대다수 영국인이 브렉시트가 그대로 이행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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