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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석, 백남기 유족에 사과…"죄송하게 생각, 나도 노력했다"

등록 2017.06.20 15: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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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왼쪽) 씨와 부인 박경숙 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고 있다. 2017.06.20.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왼쪽) 씨와 부인 박경숙 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고  있다. [email protected]

유족·병원 면담 시작 5분 만에 돌연 등장
면담 약 25분 진행하면서 거의 발언 안해
"백선하 교수가 정정 않아 진통 겪은 것"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서창석(56) 서울대병원장이 고( 故) 백남기 유족들을 만나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당시 전후 상황과 분위기를 살펴보면 이 말이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참석자들은 전하고 있다.

 20일 백씨 유족과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서 원장은 이날 오전 9시35분께 서울 종로구 연건동 본원 의학박물관 건물에서 유족들을 만났다.

 유족들은 오전 9시30분께부터 서울대병원 김연수(54) 진료부원장, 권용진(47) 공공보건사업단장과 면담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면담에는 백씨의 부인인 박정숙씨와 딸 도라지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단 조영선 변호사와 이정일 변호사, 손영준 백남기투쟁본부 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와 부인 박경숙(왼쪽 두 번째) 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고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7.06.20.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와 부인 박경숙(왼쪽 두 번째) 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고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서 원장은 참석자들이 서로를 소개하고 있던 상황에서 예고 없이 등장했다. 병원 측에서도 "서 원장이 면담 사실을 알고 자리를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이후 면담이 종료될 때까지 약 25분간 배석했다. 하지만 면담장에서 대화를 주도하지는 않았으며 유족 측을 상대로도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먼저 그는 면담장에서 "사망진단서가 정정돼 고인과 가족들에게 잘된 것 같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서 원장은 이후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대리인단 측에서 '병원의 책임 있는 대표가 유족에 대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하셔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묻자 그제야 서 원장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서 원장의 발언에서도 구체적인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오히려 "사망진단서 정정 과정에서 제 나름의 노력을 했다. 백선하(54) 교수가 응하지 않아 진통을 겪었던 것이며 지금이라도 사망진단서가 정정돼 다행"이라는 취지의 말을 덧붙였다.

 서 원장은 이후 유족 측이 ▲백 교수가 수술을 집도하게 된 경위 ▲진단서가 작성되는 과정에서 병원 측이 과거 주장했던 근거들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병원 내부 조사 권유를 할 때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와 부인 박경숙 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발급받은 사망진단서에 외인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있다.2017.06.20.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와 부인 박경숙 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발급받은 사망진단서에 외인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있다[email protected]

이날 서 원장의 발언을 두고 병원 측에서는 사과가 이뤄졌다는 입장을 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원장이 한 말은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라며 "특정 사안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보시면 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면담 참석자들이 느낀 당시 분위기는 달랐다.

 면담에 참석한 대리인단 관계자는 "유족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사과를 하겠다는 뚜렷한 말은 하지 않았다. 정정 노력을 했고 백 교수가 거부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는 했으나 사과를 드리겠다는 공식적인 발언은 없었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족과 저희들이 했던 요구에 대한 답변도 부원장이 했다. 달리 보면 미안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공식적인 대화를 하는 상황이라면 사과를 하는 태도라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도라지씨 역시 "병원장이 사과를 하시기는 했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정도로만 말을 했다. 그리고 본인도 어쨌든 정정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는 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갑자기 오셔서 당황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백씨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15분께 병원 본관에서 사인이 '외인사'로 기재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백씨가 사망한지 268일만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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