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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10주년 맞아 변곡점 오나…'혁신 VS 한계'

등록 2017.11.16 0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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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10주년 맞아 변곡점 오나…'혁신 VS 한계'


애플, 최초의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안면인식 '페이스ID' 도입으로 승부수
'스티브 잡스' 타계 이후 '혁신 부재' 지적 VS 강력한 브랜드 파워·제품 라인업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영광은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더이상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점인가.
 
 애플이 2007년 6월 세상을 바꾼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내놓은 지 10년을 흘렀다. 그 사이 스마트폰 없는 일상 생활은 상상조차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은 스티브 잡스가 겨냥한 것보다 더 크게 넓게 스마트폰의 영향력에 휩싸였다.
 
 하지만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언젠가부터 애플도 피로한 기색이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 8에서 보듯 혁신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지속적 혁신으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상당하지만, 한편에선 한계에 봉착했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애플이 성장의 변곡점을 맞게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7일 2차 출시국에 한국,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 13개 국가를 선정해 발표했다. 그동안 3차 출시국이었던 한국이 2차로 승격된 것이다.

 아이폰X는 애플 스마트폰 사업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중요한 제품으로 꼽힌다. 애플이 사업전략에 변화를 시도하며 내놓은 최초의 별도 고가 라인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에 앞서 수급 문제에 부딪혔다. 이번 신제품의 가장 큰 혁신인 페이스 ID를 구동하기 위한 3D센싱 모듈의 수율이 떨어진 영향 탓이다.

 애플은 아이폰X부터 새로운 안면인식 시스템 도입으로 터치 ID를 페이스 ID로 대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까지 애플에 쓰이고 있는 터치 ID는 잠금 해제를 비롯해 앱스토어나 애플 페이에도 사용된다. 결제를 포함한 암호 시스템 자체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갤럭시S8 시리즈에도 안면인식 시스템이 적용됐지만 2D와 3D의 차이가 있어 정확성에서도 애플 제품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애플의 페이스 ID는 기기에 장착된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활용해 얼굴을 인식하는데, 3만개의 점을 통해 이용자의 눈, 코 입 등 얼굴을 입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적외선 센서가 내장돼 어두운 곳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주요 부품이 LG이노텍에서 만드는 3D센싱 모듈이다. 하지만 처음 도입된 기술인만큼 수율이 낮아 물량 부족 사태로 이어졌고, 전통적으로 10월이었던 신제품 출시일이 예상보다 늦춰졌다.

 이에 한국도 내년으로 출시가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 7일 한국,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 및 마카오 등 추가 13개국을 2차 출시국으로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3D센싱 모듈은 지난 10월초를 기점으로 수율 문제가 급격하게 개선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생산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 수요가 큰 탓에 생산량을 끌어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이폰X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예상 이상으로 커지면서 앞서 내놓은 아이폰8 시리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애플이 내년 1분기 공급업체에 주문한 아이폰8 물량은 올해 4분기에 비해 50%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던 혁신으로 지금의 이미지와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을 구축해온만큼 앞으로도 이같은 행보를 보일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상 이번 아이폰X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 ID도 기존에 있었던 기술을 발전시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작인 아이폰7에선 3.5㎜ 이어폰 단자를 없애는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현재의 스마트폰 대중화에는 애플의 아이폰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PDA라는 개인용 디지털 단말기가 있었지만 현재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모두 2007년에 나온 아이폰에서 시작됐다. 태블릿PC인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다.

 기존 PC와 확연히 다른 디자인이었던 아이맥, MP3 플레이어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이팟, 서류 봉투에서 나온 맥북 에어 등을 감안하면 더 이상의 혁신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한 이후 새로운 시기가 오지 않았기에 애플의 혁신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애플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열리는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기술의 발달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이 계속해서 맞물리게 되면 모호해져만 가고 있는 사업 간의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AI 비서는 음성만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을 벗어나 일정을 관리하고 음식점을 예약하거나 가전기기들을 제어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자연어 처리, 딥러닝 등의 기술 고도화와 반도체 기술 발달이 맞물려 AI 플랫폼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가전 등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터치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최근에는 음성인식이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손가락으로 직접 누르는 방식에 비해 음성 명령이 기기의 기능을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나 사물인터넷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면 모든 라이프스타일이 이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애플은 '연결성'으로 미래의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다. 결국 직업 만든 생태계에 타 기업들을 종속시키느냐 혹은 종속되느냐의 싸움이다.

 단적인 예가 AI 비서 시리다. 애플은 2011년 아이폰4S를 출시하며 시리를 세상에 등장시켰다. 아직까지는 다른 AI 비서와 비교하면 큰 변별력이 없지만 빅데이터가 학습에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은 다양한 기기와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상태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아이맥, 아이팟 등 사용자가 항상 몸에 지니고 있는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모두 묶을 수 있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적용한 스마트 기기는 각종 센서와 무선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이나 주변 환경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스티브 잡스 타계 이후 혁신을 지속해왔느냐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다양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시장에서의 리더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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