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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독재가문의 현 대통령에 대법원 반기…민주화 전대통령 돌아올까

등록 2018.02.05 19: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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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인도양의 몰디브 정부는 5일 나시드 전 대통령을 포함 9명의 반정부 인사들을 석방하고 다시 재판하라는 대법원의 1일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법무장관은 "정치범을 석방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을 집행할 수 없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닷새 전 대법원은 모하메드 나쉬드 전 대통령 등 야당지도자들에 대한 이전의 유죄 판결이 정치적으로 오염된 것이라며 이를 무효하고 다시 재판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야당 지지 시위대가 1일, 2일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석방 대상자에 속해있으나 현재 영국에 망명 중인 나쉬드 전 대통령도 대법원 명령이행을 촉구했으나 현 야민 압둘 가욤 대통령 측은 이를 실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대법원 발표 직후부터 분명히 했다. 석방에 긍정적인 발언을 한 경찰 고위층을 해임한 데 이어 검찰총장이  4일 나서 "대법원이 가욤 대통령을 체포할 계획을 짰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한 명도 석방되지 않은 가운데 5일 법무장관이 가욤 대통령 측의 대법원 무시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인구가 40민이 채 되지 않은 인도양의 군도 소국인 몰디브는 고급 휴양지 섬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으나 국내적으로 인도양 주변 국가들에서 보기 어려운 '민주화'의 어려운 발길을 걸어온 나라다. 가욤 현 대통령 가문이 30년 넘게 정권을 독차지해오다 모하메드 나쉬드라는 인권 변호사를 만나 정권을 내주게 됐다.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나쉬드는 몰디브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당선됐는데 그때 패한 대통령이 현 대통령의 이복형인 마문 가욤이다. 그러나 나쉬드 정부는 기득권 세력 때문에 오래갈 수 없었다. 2012년 판사들을 함부로 해임했다는 이유로 군경이 대통령을 체포했다.

【말레=AP/뉴시스】인도양의 휴양지 소국 몰디브의 수도에서 23일 민주선거로 뽑힌 첫 대통령이었다가 축출됐던 야당 지도자 모하메드 나쉬드가 재판정으로 강제 이송되려 하자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기자들에게 말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전날 독재 성향이 강한 현 정부에 의해 대통령 재직시 고위 법관을 체포하도록 한 데 대해 재판을 받으라며 긴급 체포됐다. 나쉬드는 축출 후 실시된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반민주 세력의 연합으로 패했다. 2015. 2. 23

【말레=AP/뉴시스】인도양의 휴양지 소국 몰디브의 수도에서 23일 민주선거로 뽑힌 첫 대통령이었다가 축출됐던 야당 지도자 모하메드 나쉬드가 재판정으로 강제 이송되려 하자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기자들에게 말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전날 독재 성향이 강한 현 정부에 의해 대통령 재직시 고위 법관을 체포하도록 한 데 대해 재판을 받으라며 긴급 체포됐다. 나쉬드는 축출 후 실시된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반민주 세력의 연합으로 패했다. 2015. 2. 23

쿠데타로 물러난 셈인 나쉬드 전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에서 2013년 대선에 나갔으나 1차투표에서 과반에 약간 못미치는 1위에 그쳤다. 결선 투표에서 나쉬드는 기득권의 동맹에 져 야민 가욤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얼마 후 나쉬드는 투옥됐다.

나쉬드 전 대통령은 영국과 인도의 도움으로 2016년 신병 치료를 이유로 영국으로 갈 수 있었고 거기서 망명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현 정부에게 대법원의 명령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작은 섬나라 몰디브의  대법원과 야당 지지 세력이 가욤 대통령 정부 및 기득권층의 초사법적 '힘'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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