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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수우파, '총기규제' 고교생들에게 "연기하고들 있네"

등록 2018.02.22 09: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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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랜드=AP/뉴시스】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의 동료 학생과 교사들을 잃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의 재학생 탠질 필립(가운데)이 20일(현지시간) 주도 탤러해시의 리언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학생들은 21일 탤러해시에서 현지 고등학생들과 함께 주의사당 앞에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2018.2.20

【파크랜드=AP/뉴시스】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의 동료 학생과 교사들을 잃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의 재학생 탠질 필립(가운데)이 20일(현지시간) 주도 탤러해시의 리언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학생들은 21일 탤러해시에서 현지 고등학생들과 함께 주의사당 앞에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2018.2.20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플로리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의 보수·진보 갈등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수우파 언론, 논평가, 방송인, 네티즌들이 총기규제를 주장하는 학생들을 민주당과 진보세력에 의해 조종 당하고 있는 '연기자(actor)"로 비아냥거려 논란이 되고 있다.

플로리다 총기난사 사건 이후 유튜브에는 플로리다 고교 학생 중 한 명인 데이비드 호그가 총기규제단체들의 돈을 받고 방송사와 인터뷰하는 '연기자'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큰 파문을 일으켰다. 호그가 연방수사국(FBI) 출신인 아버지의 코치를 받았으며, 총기규제단체들의 돈을 받고 사건이 일어나는 곳마다 돌아다니면서 인터뷰하는 '위기 연기자(crisis actor)'라는 것이다.

인포워스(Infowar)란 사이트는 호그의 아버지가 트럼프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FBI 출신이란게 의미심장하다며, 아버지가 아들에게 반트럼프 발언을 하도록 사주하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이를 리트윗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자 호그는 2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건의)목격자이며 경험자이다"며 "그 누구의 편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파크랜드 학생들을 연기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말의 예의도 없는 바보스러운 역겨운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파장이 커지자 이날 유튜브 측은 문제의 동영상을 삭제하고 사과 성명을 냈다.

【플로리다=AP/뉴시스】미국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인 에마 곤살레스(18)가 18일(현지시간) 노스 커뮤니티 파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곤살레스는 17일 연설에서는 총기규제를 거부하는 정치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해 큰 주목을 받았다. 2018.02.19.

【플로리다=AP/뉴시스】미국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인 에마 곤살레스(18)가 18일(현지시간) 노스 커뮤니티 파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곤살레스는 17일 연설에서는 총기규제를 거부하는 정치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해 큰 주목을 받았다. 2018.02.19.

그러나 학생들을 향한 악의적 공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저술가 디네쉬 드수자는 트위터에 플로리다 고교생들이 "정치적으로 짜맞춘 슬픔(politically orchestrated grief)"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난이 제기되자 드수자는 21일 오전 또다시 글을 올려 "학생들이 아니라 (진보성향)언론들을 비난하려 했던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플로리다 주 의원의 한 보좌관은 탬파 베이 타임스에 학생들이 돈을 받고 연기 코치를 받았다고 주장해 지난 20일 해고되기도 했다.

지난 17일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일갈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3학년생 역시 보수 우파 성향 네티즌들로부터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곤살레스를 '갈색(피부) 대머리 레즈비언 걸'로 비하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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