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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전복 사고...어선 안전 '빨간불'

등록 2018.03.07 11: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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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뉴시스】신정철 기자 = 지난 6일 밤 11시 35분께 경남 통영시 욕지면 좌사리도 남서방 2.5해리 해상에서 경남 사천선적 59t급 쌍끌이 저인망 어선 제11제일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어선 승선원 11명 가운데 6명은 구조됐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3명이 치료중에 숨지고, 나머지 5명은 실종됐다.사진은 7일 새벽 0시에 동영상으로 촬영된 전복어선의 모습이다. 2018.03.07.(사진=통영해경 제공)  photo@newsis.com

【통영=뉴시스】신정철 기자 = 지난 6일 밤 11시 35분께 경남 통영시 욕지면 좌사리도 남서방 2.5해리 해상에서 경남 사천선적 59t급 쌍끌이 저인망 어선 제11제일호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어선 승선원 11명 가운데 6명은 구조됐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3명이 치료중에 숨지고, 나머지 5명은 실종됐다.사진은 7일 새벽 0시에 동영상으로 촬영된 전복어선의 모습이다. 2018.03.07.(사진=통영해경 제공)    [email protected]


최근 4년 해상 사고 사망·실종자 46.3%↑
선원 대상 체계적인 안전 교육·훈련 필요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최근 어선 전복 사고가 잇따르면서 해양 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비슷한 형태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59t급 어선이 전복돼 해경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오후 11시35분께 경남 통영시 좌사리도에서 4.5km 떨어진 해상에서 이모(58)씨 등 선원 11명이 탄 쌍끌이저인망 어선 '제11제일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선원 11명 중 3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선원 중 3명은 숨졌고, 5명은 실종됐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지만, 기상 악화로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전남 완도 청산도 남방 6㎞ 해상에서 7.93t 연안통발어선 '근룡호'가 전복됐다. 근처를 항해하던 배가 발견해 완도해상교통관제센터에 신고했다.

 근룡호는 지난달 27일 선장과 선원 등 7명을 태우고 완도항을 출항했다. 이 사고로 선장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등 2명은 선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선원 5명은 실종 상태다.

 해경은 목포와 여수, 제주까지 해상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일본과 중국 해난구조센터에도 수색 협조를 요청했다. 또 해안에서는 실종자가 떠밀려왔을 가능성이 있어 경찰 및 군인, 공무원 등 600여명이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양 선박사고가 지난 2013년 1052건에서 2014년 1418건, 2015년 2740건, 2016년 2839건으로 최근 4년간 2.7배 급증했다. 

 또 사망·실종자는 지난 2013년 67명에서 2016년 98명으로 최근 4년간 46.3% 증가했다. 특히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2014년도의 경우 사망·실종자가 485명으로 전년 대비 7.2배나 급증했다.

 지난 2016년 해양 선박사고는 총 2839건으로 집계됐다. 원인으로 '기관손상'이 7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선박 충돌(311건) ▲추진기 손상(282건) ▲침수(204건)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사고 원인별로는 ▲정비 불량(1208건) ▲운항 부주의(915건) ▲기상악화(204건) ▲관리소홀(174건)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해경은 3일 오전 2시 41분께 경남 거문도 해상에서 바지선에 인양한 근룡호를 11:40분께 완도해경 전용부두에 계류하고 선체 고정을 마치는 한편 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이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선체 정밀수색과 함께 해경, 해난심판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4개 기관이 참여하는 합동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2018.03.03. (사진=환도해경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해경은 3일 오전 2시 41분께 경남 거문도 해상에서 바지선에 인양한 근룡호를 11:40분께 완도해경 전용부두에 계류하고 선체 고정을 마치는 한편 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이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선체 정밀수색과 함께 해경, 해난심판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4개 기관이 참여하는 합동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2018.03.03. (사진=환도해경 제공) [email protected]


 최근에 발생한 어선 전복사고 당시 해상 기상이 좋지 않았다.

 근룡호 사고 당시 사고 해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3~4m의 높은 파도가 일어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또 제11일호 전복사고 당시에도 해상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도 3m 안팎으로 높았다.

 동절기에는 계절풍 영향으로 해상 환경이 수시로 급변한다. 강풍과 파도가 높게 일어 해양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대처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업 현장에서는 경제적 이유와 경쟁적 조업 등으로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

 통발어선 선장 한모(65)씨는 "출항 전 기상이나 해상 환경에 대해 정보를 파악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게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무리하게 조업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선장 김모(55)씨는 "한 번 출항할 때마다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내기 위해 불안정한 상태에서 조업을 하기도 한다"며 "갈수록 조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위험을 감수하고 조업하거나 AIS(선박확인시스템) 등 각종 안전장치 등을 고의로 꺼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해상에서 어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선원들의 안전 의식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배천직 행정학 박사는 "선박 사고 이후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거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세부적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점검해야 한다"며 "후속 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어선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 박사는 "해상 안전사고는 사소한 것을 소홀하게 여기는 것부터 발생한다"며 "선원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안전 교육과 훈련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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