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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위험 요인 속출에 긴장하는 월가…실물경제도 불안

등록 2018.12.11 14: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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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이 현재 최대 리스크

금리 인상, 특검 수사, 브렉시트 등 리스크 산적

주택 판매 줄고 자동차업체는 구조조정

【뉴욕=AP뉴시스】뉴욕 주요 증시가 7일(현지시간) 나란히 급락 마감했다. 사진은 전날인 6일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2018.12.08.

【뉴욕=AP뉴시스】뉴욕 주요 증시가 7일(현지시간) 나란히 급락 마감했다. 사진은 전날인 6일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2018.12.08.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 6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됐을 때 월가의 투자가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등 경제 지표는 유례 없이 호조를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금리를 계속 올려도, 다른 선진국 경제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여도, 미국 경제는 '나홀로 강세'를 지속할 것같았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상당수의 월가 투자가들은 조만간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연준의 금리 인상, 다른 나라들의 경제 둔화는 이제 모두 미국의 리스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4.6% 하락해 3월 이후 최악의 주간 기록을 나타냈다. 상반기 강세장을 연출했던 증시는 하반기 들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올 들어 S&P500지수는 1.5%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뉴욕 증시에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무역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하면서 S&P500지수는 1.1%나 상승했다. 하지만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어렵게 성사된 무역협상은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

릭 라이더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NYT에 "모든 눈들이 이번 무역 협상의 작은 대화 하나하나를 주시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 문제는 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국내외 정치적 문제들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 난맥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노란 조끼' 시위에 따른 프랑스의 리더십 약화 등이 증시의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전히 미국의 경제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치인 3.7% 수준이고, 기업의 이익과 임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올해 들어 중국(-20%), 독일(-16.5%), 일본(-5%), 영국(-10%) 등 주요국 증시가 급락한 것에 비해 미국은 양호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실물 경제에서는 불안한 징후가 감지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자 미국의 주택 판매는 8개월 연속 하락했다. 자동차 판매가 정체되면서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부품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올해 25% 이상 하락했고 건설업체 주가도 거의 30%나 떨어졌다.

신시내티 소재 대부업체 '핍스 서드(Fifth Third)'의 그레고리 카마이클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순환주기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긴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경기 침체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으며, 매우 조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올해 들어 3차례나 금리를 올렸던 연준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생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뉴욕 경제 클럽 연설에서 "(금리가) 성장을 가속화하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경제에 중립적일 수 있는 수준(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지난 10월3일 애스펀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금리가) 중립으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이는 발언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린 뒤 내년부터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연준이 12월 FOMC에서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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