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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단거리 미사일 발사한 지 한 달…軍, 여전히 "분석 중"

등록 2019.06.04 15: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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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4일 '北 발사체'→'미사일' 평가 바뀌어

탄도 미사일 여부는 "분석 중" 입장 유지

대북 메시지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 관측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의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의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한 달이 지났지만 군 당국은 여전히 미사일 실체에 대해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4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탄도 미사일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 "한미 군 당국이 정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40㎜ 방사포와 300㎜ 대구경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

이어 지난달 9일에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군 당국은 지난달 4일 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라고 지칭한 발사체의 종류와 제원, 속도, 단 분리 여부 등에 대해 분석에 들어갔고, 최근에야 '단거리 미사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거리 미사일로 표현해도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달 4일과 9일 단거리 미사일을 거의 같은 종류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미사일은 차륜형 이동식발사차량(TEL), 9일은 탱크 바퀴 모양의 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에 실려서 발사됐다는 차이가 있지만, 비행특성 등이 비슷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북한이 9일 화력시범을 했다면서 노동신문에 게재한 다연장포 발사장면. 이날 우리 정부는 북한이 2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으나 북한은 이날 미사일 발사 외에도 다연장포와 자주포 발사 모습의 사진을 노동신문에 게재했다. (출처=노동신문) 2019.05.10.

【서울=뉴시스】북한이 9일 화력시범을 했다면서 노동신문에 게재한 다연장포 발사장면. 이날 우리 정부는 북한이 2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으나 북한은 이날 미사일 발사 외에도 다연장포와 자주포 발사 모습의 사진을 노동신문에 게재했다. (출처=노동신문) 2019.05.10.

다만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급' 지대지 미사일과 유사한지는 계속 분석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지난 2006년 실전 배치한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은 고도가 50㎞ 정도로 평가되며, 사거리가 50∼60㎞에서 500㎞까지 범위가 넓다.

정 장관도 샹그릴라 대화에서 "정부가 분석 중"이라고 단서를 달며,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많이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 단거리 미사일을 '탄도 미사일'로 평가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군 당국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가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 등과 비교해 더 낮고, 종말단계 비행궤적이 불명확한 부분 등이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데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과의 대화 끈을 유지하려는 한미 정부의 방침이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보인다.

탄도 미사일이라고 결론을 낼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가 대두될 수 있어, 대북 메시지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분석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한다는 관측이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장관 대행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의장행사를 마친 뒤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2019.06.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장관 대행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의장행사를 마친 뒤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2019.06.03.  [email protected]

실제로 한미가 메시지를 관리하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우리 군 당국은 여전히 "입장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정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 기간 기자들과 만나 "한미 국방 당국 간에 공식적인 입장의 차이가 없다"면서 "자국의 입장에서 의견 표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는 현재 우리가 알려드린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지난 달 말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이같은 방침은 엿보였다. 당시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지난달 9일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는 유엔 결의에 위반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걱정하지 않는다", "어쨌든 상관 없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는 한 5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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