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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레아니 인양' 7시간…다뉴브의 새벽부터 낮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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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1 22:09:29
인양 착수 20분만 조타실부터 모습 드러내
헝가리인 1명·한국인 3명 연이은 수습 고무
후반부 훼손 1차 고비·추가 시신 수습 없어
실종자 여전히 4명 남아…가족들 충격·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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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헝가리)=뉴시스】추상철 기자 =침몰 유람선 선체 인양이 시작된 11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에서 대한민국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인양관계자가 선체 수색을 하고 있다. 2019.06.11.    scchoo@newsis.com
【부다페스트=뉴시스】조인우 기자 =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었나. 헝가리 다뉴브강에 침몰한 허블레아니호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빛을 봤다.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인양을 시작한 지 20여분 만의 일이다.

지난달 29일 사고 이후 무려 13일 간 수중 선체수색도, 조속한 인양도 방해했던 다뉴브강의 수위와 유속이 더욱 야속해진 순간이다. 이날 사고 지점의 유속은 0.97m/s, 수심은 6.8m였다. 사고 후 그 어느때보다 좋은 작업 환경이 보장됐다.

조타실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70세 노장 인어(허블레아니)는 한창 때의 자태와 광택을 잃은 뒤였다. 난간 곳곳이 깨지고 무너졌고, 매끄럽게 칠한 흰 겉옷은 벗겨졌다.

허블레아니호의 기세를 과시 했을 푸른 천막은 다뉴브강물에 갈기갈기 찢겨 몸에 감긴 채였다. 갑판엔 수초와 나무, 쓰레기만 가득했다.

본격적인 인양을 위한 크레인 가동은 이날 오전 6시47분부터 됐다. 사고 발생 지점 인근인 머르기트 다리와 강변의 출입마저 통제된 다뉴브강엔 평소 아침의 여유와 다른 긴장감만 감돌았다.

200t을 들어올릴 수 있는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Clark Adam)이 크기로 강 전체를 압도했고,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저 멀리 세체니 다리까지 실종자 유실을 막기 위한 17여대의 작은 경비정과 고무보트가 진을 쳤다.

배가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건 7시12분께부터다. 조타실에서 헝가리인 선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과 발이 보였고 헝가리 측 잠수사들이 투입돼 7시43분께 시신 수습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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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헝가리)=뉴시스】추상철 기자 =침몰 유람선 선체 인양이 시작된 11일 오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에서 대한민국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인양관계자가 선체 내 시신을 수습한 후 경례를 하고 있다. 2019.06.11.    scchoo@newsis.com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가 연이어 발견된 것도 직후다. 오전 8시4분, 8시7분, 8시18분 연이어 시신 3구가 우리 측 대원들에게 수습됐다. 이 중엔 유람선 최연소 탑승객인 6세 여아로 추정되는 시신도 있었다.

발견 장소는 갑판과 선실을 연결하는 계단 입구다. 잠수부들은 계단 출입문을 열고 이 장소에서 연이어 시신 3구를 수습했다. 사고 당시의 긴박한 탈출 분위기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연이은 실종자 수습으로 현장 곳곳에서는 고무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망원경 너머로 관찰한 우리 대원들의 표정에는 실종자를 다 찾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스쳤다.

첫 번째 고비는 그 이후에 왔다. 오전 8시40분께다. 배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선미 방향의 손상이 감지된 것이다.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논의한 결과 배 뒷 부분에 와이어를 한 줄 더 감기로 하면서 한 시간 가량 작업이 지연됐다.

물을 빼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선수와 선미 동시 작업 후 선미에서 한 차례 더 배수가 진행됐다. 이날 부다페스트의 낮 최고 기온은 33도, 첫 배수 작업을 마치자 시간은 정오를 넘어섰다. 해는 점점 따가워지고 대원들은 지쳐가는데 시간만 속절없이 흘렀다.

배수 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선내 수색에서는 깨진 창 너머로 걸음을 방해하는 선실의 잔해를 헤치고 곳곳을 살피는 우리 대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어두운 내부 탓에 플래시를 켜고 구석구석을 뒤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공식적인 인양 종료 시점인 오후 1시30분까지 새 시신 수습 소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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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헝가리)=뉴시스】추상철 기자 =11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현장에서 대한민국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인양관계자가 함께 선체 인양을 하고 있다. 2019.06.11.    scchoo@newsis.com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한 한국인 33명 중 생존자는 7명, 사망자는 19명이다. 이날 선내에서 수습된 실종자 신원이 최종 확인되면 사망자는 22명이다.

아직 흔적도 찾지 못한 실종자는 4명이다. 헝가리 당국이 마련한 모처에서 영상을 통해 허블레아니호 인양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경찰 측은 인양 직후 취재진과의 질의 응답에서 "선박에서 실종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인양을 마친 허블레아니호는 인근 체펠 섬으로 이동해 정밀 수색·감식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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