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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보리둥절"…男사관생도들 경악스런 단톡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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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25 15:18:43
2~4학년 남자생도 22명중 절반 단톡방에 들어가
반발한 남자생도들, 여자생도들에게 캡처본 전달
1명 퇴교·2명 근신…"가해자 1명, 외래교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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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방혜린 여군인권담당 상담지원팀 간사가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국군간호사관학교 성희롱 단톡방 사건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2019.11.2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 남자생도들이 카카오톡 단체방(단톡방)에서 여자 생도들과 훈육관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학교 측이 이를 묵인·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여자생도들이 입수한 남자생도들의 단톡방 대화 내용 캡처본을 공개했다.

이날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캡처본에 따르면 국간사에 재학 중인 60~62기 남자생도들은 단톡방에서 "훈육관님 보리둥절(여성 성기와 어리둥절을 합친 용어)", "XX년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XX(욕설), 어째 화장으로 여드름 자국이 안 지워지노" 등 혐오 표현을 이어갔다.

페미니스트 관련 사진을 카카오톡에 올린 한 여자생도의 프로필 사진을 캡처해 올린 뒤 "아 페미에 취한다", "진짜 적폐다" 등 페미니스트를 비하하는 발언도 다수 포함됐다.

국간사 2~4학년 남자생도 전체 22명 중 절반인 11명이 이 단톡방에 들어가 있었고, 나머지 11명은 '향후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방을 나갔다는 것이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캡처본은 단톡방의 용도와 대화내용에 동의하지 않은 일부 남자생도들이 여자생도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인권센터는 "일부 남자생도들로부터 캡처본을 입수한 여자생도들이 고발문과 함께 3학년 담당 훈육관을 찾아갔지만, 훈육관은 '동기를 고발해서 단합성을 저해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는 등의 말을 하며 신고를 접수하는 대신 여자생도들을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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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군인권센터가 25일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 남자생도들이 카카오톡 단체방(단톡방)에서 여자생도들과 훈육관 등을 비하한 내용이 담긴 대화 캡처본을 공개했다. 2019.11.25.

이후 단톡방에 이름이 언급된 성희롱 피해 생도들을 중심으로 한 여자생도들이 규정에 따라 학내 자치위원회인 명예위원회에 사건을 정식으로 신고하고 나서야 훈육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훈육위원회에서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11명 중 최종 퇴교 여부를 심의하는 교육위원회에 회부된 것은 3학년 남자생도 3명에 불과했다는 것이 군인권센터의 주장이다.

군인권센터는 "그마저도 3명 중 퇴교는 단 1명에 그쳤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근신 처분'만 내려졌다"며 "성희롱과 상관 모욕, 욕설 등이 있었음에도 퇴교는커녕 몇 주 간의 근신으로 징계가 마무리되는 솜방망이 처벌로 국간사 내 피해 여자생도들의 입지는 매우 좁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3학년 주요 가해자 중 1명은 단톡방 사건이 신고되기 몇 주 전 기숙사에서 남자 동기생의 멱살을 잡고 손으로 뺨을 수차례 때려 이미 근신 2주를 받은 상태였지만 또 다시 근신에 그쳤다"며 "이 생도가 국간사의 유력 외래교수 아들이라는 점이 강력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국간사가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에게 근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친 이유는 국간사 규정 징계 항목에 '성희롱·성폭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간사 내에는 성희롱이나 성폭력 가해 행위를 징계할 수 있는 항목 자체가 없는 만큼 훈육위원회와 교육위원회가 가해자들의 발언을 성폭력이 아닌 '생도답지 않은 언행 및 태도'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여군인권 담당 간사는 "다른 사관학교들이 성폭력을 별도 징계 항목으로 규정해 원칙적으로 퇴교 처리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국간사의 행태는 방조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는 관련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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