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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내리겠다 전화에 눈물이 왈칵…" 제주에도 착한 건물주 등장

등록 2020.02.28 16: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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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매일올레시장 건물주들 “올해 임대료 30% 깎죠”

힘겨운 자영업자들, 건물주들 전화에 다시 얼굴에 생기

[제주=뉴시스]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제주=뉴시스]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제주=뉴시스] 강경태 기자 = “착한 건물주가 임대료를 인하한다는 소식이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우리 상가 건물주가 먼저 연락해서 깎겠다고 했어요. 정말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지역 경제가 얼어붙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며 임대료를 인하하는 착한 건물주들이 등장했다.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매일올레시장애서 3년째 흑돼지 전문점을 운영하는 A(36)씨 부부는 최근 상가 건물주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건물주는 A씨 부부에게 “힘들 때 돕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올해 임대료를 30%로 깎아서 받겠다”고 말했다.

제주지역은 한 해마다 1년 치 임대료를 내고 있어 A씨 부부는 어려운 시기에도 이미 임대료를 마련해 입금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임대료를 인하한 ‘착한 건물주’ 덕분에 얼굴에 다시 생기를 띠게 됐다.

A씨는 “최근 하루 매출이 평년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줘야할 지 걱정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임대료 인하를 결정해준 건물주 덕분에 숨통도 트였고, 직원들에게 제때 월급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해 임대료 30% 인하는 석 달 치 임대료를 안 받겠다는 말”이라며 “건물주가 주변 상가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아 계속해서 장사를 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어려울 때 도움을 줘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다.

[제주=뉴시스]서귀포 이중섭거리.

[제주=뉴시스]서귀포 이중섭거리.

또 매일올레시장 인근에 있는 한 상가 건물주도 세입자에게 석 달 동안 월세를 30%로 인하하기로 했다.

상가 임차인 B씨는 “임대료가 아닌 다른 이유로 건물주와 통화를 하던 중 건물주가 ‘많이 힘들 것 같다’며 먼저 월세를 깎아서 받겠다고 말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을 선뜻 해준 건물주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임대료 인하를 결정한 두 건물주 모두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인터뷰를 거절했지만, 주변에서도 자영업자와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대료를 낮추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매일올레시장 상인회는 지난 27일 자체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시장 상인들에게 받는 관리비를 인하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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