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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김광석' 예빛, '유기농음악' 들려줍니다…"무병장수 아티스트 꿈"

등록 2022.04.29 13:06:51수정 2022.05.03 0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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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발매 새 싱글 '사랑할거야' 호평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싱어송라이터 예빛(공예빈·22)은 아날로그를 직접 말하지 않는다. 아날로그가 그녀의 곡 안에서 노래한다.

'제2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2018) 동상 수상,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 '포커스'(2020) 본선 진출 등으로 주목 받았다. 아련하면서도 담백한 목소리, 정갈한 사운드로 'Z세대의 김광석'으로 통한다.

2016년 개설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작곡과 커버곡의 라이브 영상을 선보여왔다. 2020년 첫 싱글 '날 위해 웃어줘'로 데뷔 후 분기별로 꾸준히 음원을 발매하고 있다.

홍대 앞 유망주들을 지원하는 새 레이블 빔즈(beamz)의 첫 뮤지션으로 발탁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이 주관한 'MZ세대가 사랑하는 아티스트' 4위에 선정됐다. '빛쟁이'라 불리는 팬들 수도 상당하다. 29일 현재 유튜브 구독자수는 약 37만명에 달한다.

지난 17일 예빛이 발매한 싱글 '사랑할거야는 대가 없이 주고받았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다. 처음으로 자신의 곡에 클라리넷을 사용해 여백 가운데 따듯함을 더했다.

'사랑할거야'가 예빛 노래의 본령은 아니더라도, 그녀의 음악세계로 발을 들이는 통로쯤은 된다. 태생부터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여기서 듣는다. 한국 포크의 새땅이다. 다음은 홍대 앞에서 만난 예빛과 나눈 일문일답.

-'사랑할거야'는 언제 만든 곡인가요?

"작년 여름 즈음에 만들었던 곡이에요. 발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회사 레이블이 생기고 탄력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올 겨울 들어 본격적으로 작업했어요. 제가 만든 곡 중에서도, 애착이 가는 곡이라 사실 나중에 낼까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레이블에 들어와서) 첫 번째로 내는 것이 의미가 깊을 거 같았어요. 레이블에서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음악 작업도 잘 풀리고 하다 보니 잘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코로나19 기간에 만든 곡인데 시기적이나 환경적인 요인이 곡 작업에 영향을 미친 게 있나요?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20년 5월에 데뷔를 했는데, 코로나 시대에 데뷔를 해 적응이 돼서 그런지 어려움이 없었어요. 오히려 집이나 작업실에 있다 보니까 작업하는 빈도 수가 많아졌죠. 아무래도 유튜브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수혜를 받는 것도 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음악을 시작했나요?

"자연스럽게 음악을 쭉 해왔어요. 다른 걸 선택할 겨를도 없이 음악이 항상 곁에 있어서, 커서도 음악을 자연스럽게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여섯 살 때부터 부모님이 계속 음악을 시키셨어요. 그런데 예고(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실용음악학과) 진학 이후 음악적 고민을 했어요.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친구들은 잘 나가는데, 저는 정작 특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원래 노래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고민을 하기 시작한 거죠.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기타를 배웠어요. '곡을 만들고 부르는 게 재밌구나'라는 걸 느꼈죠. 그리고 고3 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지원했죠."

-어릴 때 성악을 배우기도 했다는데, 왜 실용음악을 하게 된 건가요?

"사실 어릴 때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하하. 중학교 때 비스트(현 하이라이트)를 좋아해서 그런 마음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춤에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달은 뒤 일찍 (아이돌 지망을) 그만두고 보컬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어떤 음악을 하고 싶다는 지향점이 분명한가요?

"어떤 음악을 하고 싶기보다는 그저 꾸준히 하고 싶어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상을 받으니까 입지가 다져지는 거 같았고, 그렇게 꾸준히 나아가자고 생각했죠. 그런 마음은 지금도 제 모토예요."

-주로 많이 들었던 음악은 어떤 장르인가요?

"콜드플레이를 많이 들었어요. 국내에서는 유재하 님, 김광석 님, 장필순 님. 비교적 최근 노래로는 아이유 님 노래를 많이 들었죠. 유재하·김광석 님은 유튜브를 찾아보다 듣게 됐어요. (고향인 평택에서 서울로 올라와) 고등학교 때 자취를 시작했는데 집에 오면 유튜브를 계속 켜놓았거든요. 라이브 영상을 찾아 보면서 알게 됐죠. '옛날 노래 맛'을요. 그런데 김광석 님의 내레이션에 꽂힌 거예요. '이야기 하나' '이야기 둘' 같이 플랫폼에 조각처럼 남아 있는 내레이션들이요. 노래 시작하기 전에 내레이션을 하시는데 '저런 뮤지션이 돼 저런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죠.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요. 정적인 분위기에서 한곡을 부르는 시간보다 더 길게 내레이션을 하세요. 마치 책을 읽는 거 같기도 했는데 그 안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래서 매료됐어요."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래들이 많이 듣지 않을 노래들을 들었네요. 그 시대는 그런 것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건 힘들었겠어요.

"네 친구들에게 얘기를 해봤자 잘 모르더라고요. 그 때에는 춤 추고 노래하는 걸 더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았으니까요. 맘에 맞는 친구가 몇몇 있었지만, 말이 가장 잘 통하는 사람은 제 자신이잖아요. 그런 기분에 사로잡힐 때 곡을 쓰곤 했죠."

-고등학교 때 목소리를 내는 데 위기가 있었다고요.

"보컬만 하다보니까, 어떻게든 제 소리를 변형시키고 싶었어요. 제 목소리에 특별한 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여러가지 시도를 하다가 목이 다쳤어요. 레슨도 안 받던 시기였거든요. 당시엔 '파워 보컬'을 하고 싶었어요. 자고로 '노래는 고음'이라거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그런 말에 겁이 나, 말도 안 되는 고음을 하루에 4시간씩 연습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목을 다친 이후, 모든 걸 내려놓고 기타에 포커스를 맞췄죠. 가수 이제(김윤아)가 친구인데, 기타를 권유해주기도 했어요."

-예빛이라는 예명은 어떻게 짓게 된 건가요?

"제 이름을 적다가 한자이름을 풀어내 봤어요. 예술 예(藝), 빛날 빈(彬)을 쓰는데 앞글자를 붙여 쓰는 게 예쁘게 느껴지더라고요."
 
-데뷔를 한 뒤 음악 생활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나요?

"의외의 반응이 많았어요. 특히 유튜브가 이렇게 잘 될 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하는 사람 중에서 공연을 많이 한 특이한 케이스이기도 해요. 친구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과 버스킹에도 욕심을 냈죠. 유튜브로 유명세가 생기면서 홍대 앞 유명 공연장에서 연락도 많이 왔어요. 하고 싶었던 거니까, 그런 기회를 하나씩 잡아서 했죠."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beamz)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예빛 '사랑할거야' 커버. 2022.04.29. (사진 = 빔즈(beamz)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까지 싱글을 여섯 장 냈는데 슬슬 첫 앨범도 구상할 때가 됐습니다.

"아직 뚜렷하게 정해진 건 없어요. 공연을 하면서 미공개 곡을 많이 선보여드렸는데 좀 더 볼률감 있는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 앞에서 오프라인 공연도 열고 싶고요. 졸업 공연(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재학 중)도 준비 중인데 이 공연을 콘셉트로 한 투어도 생각 중이에요."

-최근 메타버스다 NFT다 해서 대중음악계도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 가운데 아날로그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전 옛날 것이 오래간다고 생각해요. 함께 하는 밴드 분들이 저랑 성향이 잘 맞아 더 매력을 느끼는 것도 있고요. 제 곡의 편곡 크레디트엔 밴드 멤버들이 같이 들어가거든요. (노르웨이의 포크 듀오인)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노래 등을 많이 들으면서 아날로그 감수성이 더 생긴 거 같아요. 이 팀의 CD와 LP를 수집해서 들었습니다. 집에서 LP로 음악을 많이 들어요. LP는 소리가 달라요. 요즘은 (곡의) 앞과 뒤가 깔끔하게 끝나는데, LP는 다소 정리되지 않은 사운드로 시작해서 그렇게 끝을 내거든요. 그런데 그런 소리가 더 자연스럽고 매력적이에요."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요?

"꾸준히 노래하는 무병장수 아티스트요. 음악적으로 무해한, 유기농 음악이요. 음악적으로 더 들여다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커버곡을 듣고 저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사실 이제 유튜브에서 커버 활동을 그만할 생각도 했는데 계속 유지해나가기로 했어요. 초심을 가지고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

-유기농 음악은 어떤 겁니까?

"말 그대로 유기농 그 자체예요.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비건'이 트렌드인데, 이런 유행이 오기 전부터 건강한 식단을 좋아했어요. 음악도 유해하지 않은 편이죠. 가사를 쓰면서 단어를 선택할 때도 그런 부분을 고민해요. 평소 먹는 것도 되도록 직접 요리해서 먹어요. 고기는 최대한 양을 줄이면서 먹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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