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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도와 미사일 요격한 요르단, 거센 국민 반발에 직면

등록 2024.04.16 11: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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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영공서 이란 미사일 격추는 무책임"

"이스라엘-이란 평화협정 폐기하라" 주장

님비현상과 20% 팔레스타인 혈통이 배경

[라말라=AP/뉴시스] 도이체벨레(DW)는 요르단 국민이 이번 이란의 공습을 저지한 요르단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월7일(현지시각)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손팻말을 들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으로 본문과 무관. 2024.04.16.

[라말라=AP/뉴시스] 도이체벨레(DW)는 요르단 국민이 이번 이란의 공습을 저지한 요르단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월7일(현지시각)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손팻말을 들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 반대 시위를 벌이는 모습으로 본문과 무관. 2024.04.16.

[서울=뉴시스]오정우 수습 기자 = 요르단이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의 공습을 저지했지만, 현지는 이 같은 방어 행동에 '뿔난' 분위기다.

16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도와 현지시각으로 지난 13일 밤부터 시작한 이란의 공습을 막은 요르단 정부와는 반대로 국민들은 오히려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요르단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자국 영공을 통과하자 격추해 이스라엘을 도운 바 있다.

이를 두고 DW는 요르단 현지의 '성난 민심'의 배경에 이른바 '님비(Nimby)' 심리가 있다고 풀이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 드론 잔해 사진이 떠도는 등 자국에 피해가 뒤따를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외신은 "(요르단) 도시 상공에서 미사일을 격추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한 자국민의 말을 인용해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공습에 대한 방어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을 비판한 요르단 정부가 밝힌 그간의 기조와는 상충한다고 국민들은 지적했다. 국민들은 또 "우리는 휴전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의 대의명분을 지지한다"면서 "요르단 정부가 이란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비난했다.

외신은 요르단 국민 5명 중 1명은 팔레스타인 혈통인 점에도 주목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협력을 배신으로 여기는 국민이 많다는 게 현지 분위기라고 전했다.

요르단의 한 대학생은 "요르단에서 이란은 인기가 없다"면서도 "이란의 미사일 요격 등 전쟁에 대한 요르단 정부의 개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몇 주간 현지인 수천 명은 가자지구 전쟁을 반대하는 등 요르단 수도 암만에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부근에서 시위하고 있었다. 이번 미사일 격추 비난하는 데 이어 이들은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맺은 평화협정을 파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요르단 정부의 입장은 국민의 바람과는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요르단 정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우리 국민과 인구 밀집 지역에 위협이 됐다"라며 "요르단 영공에 진입한 물체를 요격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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