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들 50억 퇴직금' 곽상도 제명 놓고 국민의힘 내분 양상

등록 2021.10.01 11:14:2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어제 긴급 최고위 안건 두고 '곽상도 제명'관련이다, 아니다 공방

국민의힘 일부 초선 "곽상도 제명해야"...다른 의원들 속내는 제각각

일부 대권주자들도 참전…유승민·하태경 "조수진, 곽상도냐 당이냐"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9.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최고위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간 공방이 오가고, 일부 초선 의원들과 다른 의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게다가 일부 대권 주자들도 참전해 사태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전날 긴급 최고위 소집 안건 두고 이준석 vs 조수진 공방

1일 뉴시스 종합결과, 전날 밤 소집된 당 최고위에서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간 갈등이 시작됐다.

이 대표가 일부 최고위원 의견을 받아들여 곽 의원 제명 건과 대장동 TF 건으로 회의를 소집했고, 이 회의가 곽 의원 제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알려지자 조 최고위원이 즉각 "탈당한 분을 최고위에서 의결로 의원직 제명을 할 수 있냐"고 반발한 것이다.

회의 소집 공지는 오후 7시께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 최고위원은 1일로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준비하던 중에 공지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조 최고위원이 당 최고위 소집의 명분과 내용을 지적하며 불참하자 이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 직후 "저희가 대장동 TF관련 논의사항이 있어 긴급회의를 했는데 모 최고위원께서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관련 녹취록 언론 보도가 긴급하게 있다 보니 오전 대장동 TF회의 외에도 저희가 상황 점검을 위해 내용 공유를 하는 게 중요해 저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곽 의원 제명에 대해 논의한 게 아니라고 해명한 것이다.

하지만 조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직접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다시 한 번 이 대표의 곽 의원 제명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자 이번엔 이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충돌했다.

조 최고위원이 이 과정에서 이 대표 행보를 전두환 신군부에 비교해 두 사람 갈등은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이 대표는 1일 오전 페이스북에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반박자씩 빨라도 부족함이 있는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우리는 상도수호 없다는 당 대표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했다.

또 "곽 의원에 대한 제명은 애초에 우리 당 소속 의원이 아니므로 최고위 의결사항도 아니다. 따라서 이건 안건이 될 수도 없다"며 "국회의원의 제명은 국회법 제155조에 따라서 윤리특위를 거친 뒤에야 표결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윤리특위가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우리가 표결을 할 건수 자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분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분란을 야기하는지 모르겠다. 발언은 회의에 나와서 하라. 오늘 회의에 온 분들 중에 안 바빠서 회의에 나온 분은 한 분도 없다. 사실관계나 잘 확인하고 뒤에서 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보낸 문자 메시지 중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조 최고위원은 문자 메시지에서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습니까? 곽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습니까?"라고 했다. 이밖에도 조 최고위원은 "무소속 의원 제명 논의가 국감 시작 전날 심야 최고위를 열어야 할 정도로 시급한 것이냐, 무소속 의원 제명을 최고위가 의결할 수 있느냐"며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당신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보라"며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 하라. 나는 못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이 대표가 추진한 긴급 최고위 안건은 '곽상도 의원 제명' 하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감 시작 직전 밤 9시에 최고위를 소집할 정도로 긴박한 사안이라 생각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곽 의원에 대한) 옹호가 아니다"라며 "저는 '대장동 부패 설계자'와 '대장동 부패 몸통'을 은폐하려는 정권, 여당과 싸우는 게 먼저라는 취지였고 그렇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자유한국당 곽상도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자유한국당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05.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자유한국당 곽상도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울산시장 부정선거 등 자유한국당 친문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2.05. [email protected]

곽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대한 두 사람의 입장차가 긴급 최고위 소집 안건 진실공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곽 의원의 제명 논란에 대해 "아직 그 점에 대해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견을 잘 수렴해보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일부 초선 vs 일부 재선,삼선 의원

곽 의원의 제명안에 대한 생각은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박성민, 강민국, 박대수, 백정헌, 엄태영, 정동만, 최승재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박성민 의원은 "특히 곽 의원은 오랜 검사생활을 거쳐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한 의원으로, 누구보다 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지켜야 마땅하다"라면서 "이번 일로 곽 의원은 이미 공직자로서, 국회의원으로서 그 자격을 상실했다. 국회의원직에 연연하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적 책임 여부야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곽상도 의원은 깨끗하게 의원직을 내려놓고 수사를 받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4선인 권성동 의원도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단 5년 근무한 아들이 퇴직금으로 화천대유에서 50억을 받은건 경천동지할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마음은 아프지만 곽 의원이 큰 결단을 내려야한다"며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속내는 저마다 다르다.

한 3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탈당까지 한 사람을 두고 제명안까지 제출해야하느냐"며 "그냥 특검 대상으로 넣으면 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곽 의원을 감싸는 것이 아니라 굳이 이 문제로 당내에서 갈등을 빚을 필요성이 있겠냐는 것이다.

한편 곽 의원의 제명 문제는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로도 확대되고 있다.

곽 의원의 아들이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으면서 최근 '공정'이 화두인 청년층의 박탈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준석 대표의 영향으로 최근 MZ세대의 당원들이 대거 영입되고, 정권교체에 대한 분위기가 커지는 이 때 이 퇴직금 문제를 신속하게 잠재워야 한다는 분위기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 최고위원의 언행에 대해 "과했다.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의 내부 의견에 대해 대선주자가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거리를 뒀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곽)상도수호를 두고 왜 당 지도부가 분열을 보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쓰며 "50억원 때문에 2030세대가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국민이 분노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이 이런 명백한 문제를 두고 딴소리를 하다니. 이러고도 대선 승리를 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도 "조 최고위원은 국민의힘과 함께 할 것인지 곽상도 의원과 함께 할 것인지 결단하라"고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