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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논란으로 시작 광주비엔날레 폐막…"개혁 목소리 들어야"

등록 2014.11.09 16:19:18수정 2016.12.28 13: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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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한 작품 전시 불가 결정을 내려 논란을 빚었던 2014광주비엔날레가 6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9월5일 '터전을 불태우라'라는 주제로 개막한 광주비엔날레가 8일 폐막했다고 밝혔다.

 '세월오월' 대통령 풍자작품 전시 유보와 재단 대표의 사퇴 등 논란 속에 시작해 이날 막을 내린 광주비엔날레는 앞으로 조직 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 달라진 문화환경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과제로 남겼다.

 ◇대통령 풍자작품 전시 불가로 시작한 광주비엔날레

 2014광주비엔날레는 공식 개막에 앞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걸개그림이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했다는 이유로 전시가 유보돼 미술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또 전시 유보 결정 배경에는 예산을 지원하는 광주시의 압박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한 일부 작가들일 작품을 철거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결국 '세월오월' 사태는 재단 대표이사의 사퇴로 이어졌으며 홍성담 작가가 작품을 자진 철거하면서 일단락 지어졌지만 많은 과제를 남겼다.

 광주 미술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재단은 혁신위원회를 꾸려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출발부터 삐끄덕' 결국 관람객 감소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대변되는 광주정신을 세계에 전파하겠다며 포럼과 세미나, 특별전 등을 기획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세월오월 작품 전시 유보로 광주정신의 의미는 퇴색돼 버렸고 이는 관람객 감소로 이어졌다.

 66일간의 항해동안 광주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은 20만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2년 22만8000명, 2010년에는 32만8000명, 1995년 1회 행사 때 100만명 이상이 찾은 것에 비해 이번 행사의 관람객은 현저하게 줄었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단체 여행 감소와 수학여행 취소 등이 이유로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세월오월' 작품을 놓고 빚어진 논란이 관람객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광주의 한 미술인은 "올해 광주비엔날레가 20주년을 맞아 광주정신 구현을 표방해 다양한 작품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선보여진 작품은 이해하기가 난해했다"며 "70년대나 있었던 문화탄압으로 시작했는데 관람객 감소는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해외 전문가 '광주비엔날레' 호평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논란으로 시작해 개혁 과제를 남겼지만 외신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즈는 2014광주비엔날레가 세계 비엔날레 현장에서 꼭 들려야할 중요한 정착지가 됐다고 평가했으며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에서는 사회의 가치와 역사를 잘 반영한 국제 미술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올해 비엔날레의 출품작들이 수준이 높았으며 감격적이라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대표 일간지인 가디언지는 2014광주비엔날레 심층 리뷰를 통해 동양에서 아주 활발하고 정력적인 비엔날레라고 소개한 바 있다.  

 외신들의 찬사 속에 광주비엔날레를 보기 위한 해외 미술계 거물급들의 방문도 두드려졌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스위스 아트바젤 관계자를 비롯해 후한루 미술관장,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 아담 웨인버그 휘트니미술관장, 영국의 대표 미술관인 아이콘 갤러리 디렉터인 조나단 와킨스, 2012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도쿄 모리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마미 카타오카, 미국의 디아아트센터 관계자,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이사진, 세계 최대 미술비평 단체인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등이 광주를 찾았다.

 ◇20주년 계기…미래 광주비엔날레 준비해야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행사를 기점으로 성인이 됐으며 아시아의 문화를 아우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계기로 지역의 문화지형이 바뀌는 만큼 이에 따른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실제 지난 6일 열린 광주비엔날레 혁신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는 "광주비엔날레가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문화전당 건립 등 달라지는 문화적 환경에 대응 할 수 있는 조직 능력 배양과 자체 사업화가 모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쥬스컴퍼니 이한호 대표는 "광주비엔날레는 과거 광주를 대표하는 '독보적 브랜드'였지만 지금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큰 문화우산이 생긴 만큼 변화가 필요할 때이다"고 주장했다.

 이지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은 "(광주비엔날레) 처음 10년은 세계 반열에 올라갈 수 있도록 인지도가 개발되는 시기였다면 2006년이후 국비 및 수입사업 예산이 반으로 줄었다"며 "광주비엔날레가 20년동안 쌓은 브랜드를 가지고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용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은 "광주비엔날레가 20년 운영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비엔날레라는 점은 대단한 강점이고 문화전당 개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유관기관의 나주 혁신도시 이전을 통해 협력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가 생겼다"며 "약점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이사회 조직 축소, 조직 재설계, 직원 재교육 확대, 인사시스템 개선, 홍보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 한 예술인은 "광주비엔날레가 혁신위를 꾸려 개혁을 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지만 혁신위를 구성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며 "광주비엔날레가 한단계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목소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4광주비엔날레는 38개국 103작가(111명)가 참여해 111개 작품 413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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