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굳은표정 '침묵의 55걸음'…차에서 법정까지 60초
법원 도착부터 법정 향하기까지 '침묵'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헌정 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된 전직 대통령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법정까지 들어가는데 걸린 시간은 약 60초.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30일 법원에 출석해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별 말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지 8일 만에 삼성동 자택에서 나온 것이다.
심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9시부터 법원 청사는 취재진 및 법원 직원, 박 전 대통령 경호원 등 약 100명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박 전 대통령의 법원에 모습을 보인 순간 현장은 차가운 침묵만이 흐를 뿐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때와 같이 '올림머리'를 하고, 의상은 짙은 남색이었다.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빠른 걸음으로 법원청사에 들어섰다.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도 박 전 대통령 표정은 다소 긴장한 듯 굳어 있었다. 잰걸음으로 법정을 향할 뿐 표정 변화는 없었다.
취재진은 "국민께 어떤 점이 송구한가", "뇌물 혐의 인정하는가", "세월호 인양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라고 연신 질문을 던졌다.
검찰 출두 당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29자에 심경을 밝힌 모습과는 달랐다. 구속 위기를 앞둔 상황에서는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차에서부터 취재진이 미리 마련한 포토라인까지 55걸음. 법정으로 향하기까지 약 60초 동안 박 전 대통령이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321호 법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검찰 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 대면 조사를 담당했던 형사8부 한웅재 부장검사, 특수1부 이원석 부장검사 등이 투입된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조사 당시 입회했던 유영하·채명성 변호사 등이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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