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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횡령 의혹' 나집 말레이시아 前총리 기소

등록 2018.07.04 17: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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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나집 라작(가운데)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4일 검찰에 기소돼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2018.07.04.

【서울=뉴시스】나집 라작(가운데)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4일 검찰에 기소돼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2018.07.04.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AP/뉴시스】김혜경 기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전 총리(64)가 4일 국영투자기업 IMDB와 관련한 3건의 배임과 부패 혐의로 말레이시아 검찰에 기소됐다. 지난 5월 총선에서 대패해 권좌에서 물러난지 2개월 만이다.

 나집 전 총리는 전날 오후 쿠알라룸푸르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돼 밤새 푸트라자야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 본부에서 머문 후 이날 법정 기소돼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 출두했다.
 
 나집 전 총리가 지난 2009년 자신이 설립한 1MDB을 통해 45억달러(약 5조원)를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법원에 출두한 나집은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며, 여전히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사치품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 나집 전 총리의 이날 출두 모습도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깔끔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수트를 차려입고 붉은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으며, 법원으로 향하는 도중 얼굴에 미소를 띄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나집 전 총리가 3건의 배임과 부패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각 혐의의 형량은 최장 20년 징역형이며 태형도 있다. 그러나 나집 전 총리는 고령인 까닭에 태형은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

 토미 토마스 말레이시아 법무장관은 이날 이 사건은 "말레이시아의 수치"라고 말했다. 이에 나집의 변호인인 무하마드 샤피 압둘라는 이 같은 법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소문에 불과한 비상식적 발언"이라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총선에서 대패한 후 거액의 공금횡령 조사를 받아온 나집 총리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동시에 현 정권의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체포 후에 녹화돼 공개된 영상에서도 나집은 말레이시아 국민에게 사과했지만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영상에서 "보통 인간으로 완벽하지 않지만, 나와 가족에 대한 혐의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나집은 총리로 당선된 2009년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한다며 국영기업인 1MDB를 설립했다. 그러나 45억 달러가 유용·횡령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나집도 7억 달러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재임 중에는 이와 관련한 조사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5월 총선에서 정권 탈환에 성공한 마하티르 모하맛 현 말레이시아 총리는 1MDB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7일 쿠알라룸푸르 고급주택가에 위치한 나집 전 총리의 자택과 푸트라자야에 위치한 총리 관저 및 나집 전 총리와 관련된 4채의 개인주택 등 6곳에서 총 2억 7500만달러에 달하는 보석, 핸드백, 시계 등 사치품을 발견해 압수했다. 나집 전 총리는 압수된 물품에 대해서도 모두 대가성 없는 선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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