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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환율전쟁 일촉즉발…긴장하는 신흥국들

등록 2018.07.24 16: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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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치, 이달 들어서만 2.5% 넘게 하락

한국·인니·터키 통화도 약세…자금유출 우려↑

美 '환율조작' 압박도 부담…불확실성 확대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신흥국들 된서리 맞을수도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중국이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를 시작한 2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관계자들이 위안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중국 선물시장으로선 처음으로 외국인도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원유 선물거래 시도는 중국 시장 국제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거래 상장은 달러가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유럽의 북해산 브렌트유가 국제 원유선물 지표가 되고 있는 현상에 대항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03.26.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중국이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를 시작한 2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관계자들이 위안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중국 선물시장으로선 처음으로 외국인도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원유 선물거래 시도는 중국 시장 국제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거래 상장은 달러가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유럽의 북해산 브렌트유가 국제 원유선물 지표가 되고 있는 현상에 대항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무역에 이어 환율 문제로 정면 충돌할 조짐을 보이면서 신흥국 경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올해 들어 통화 가치 급락과 자금 유출을 걱정해온 신흥국들은 미중 '환율 전쟁'이라는 불확실성까지 마주하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전날 6.78위안 수준에서 움직이던 달러당 위안화 시장환율은 이날 6.8 달러 선을 돌파했다. 현재 역내 시장에서는 6.82 위안, 역외 시장에서는 6.84 위안까지 환율이 치솟았다. 환율이 올랐다는건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하한 영향이 컸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치를 1달러=6.7891달러로 고시했다. 전일(1달러=6.7593위안) 대비 통화 가치를 0.44% 떨어뜨린 것이다.

 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는 5% 이상 하락했다. 특히 7월 들어서만 통화 가치가 2.5% 이상 떨어질 정도로 최근 하락세가 가파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미국에 대한 무역 보복 차원에서 환율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위안화 약세로 다른 신흥국들의 근심도 커졌다. 위안화 약세로 신흥 시장에 투자했던 자금 전반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 1.5% 가량 떨어졌다. 파키스탄 루피(-5.7%), 터키 리라(-3.9%), 인도네시아 루피아(0.6%) 등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드윈 구티에레스 에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 신흥시장 국채 책임자는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 위안을 돌파하면 신흥시장에서 또 한차례의 공황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 들어 신흥국 통화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의 통화정책이다.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신흥국에 투자했던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환율 전쟁'을 벌일 조짐을 보이면서 신흥국들은 한층 더 복잡한 상황을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통화 약세는 물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에까지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EU), 다른 이들은 자신들 통화를 조작하고 기준금리를 낮췄다"며 "그런데 미국은 달러가 날이 갈수록 강세가 되고 있는데도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환율 문제로 전선을 확대할 경우 글로벌 신흥국 외환 시장은 다시 롤러코스터를 타게될 가능성이 높다.

 옌스 노드빅 엑산티 데이터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보면 미중 무역 전쟁에서 환율 전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한 위험은 글로벌 무역 협력과 통화 협력이 광범위하게 해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오는 10월 발표하는 반기 환율보고서를 활용할 계획이다.

 재무부는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는데 있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통화 약세가 그들에게 불공정한 이익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우리는 그들이 통화를 조작했는지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주요 무역 상대국이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200억 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흑자(GDP의 3% 초과) ▲지속적 일방향 시장개입(연간 GDP 대비 2% 초과, 8개월 이상 순매수)의 요건 중 몇 가지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다. 3개 모두 해당되면 '심층분석대상국(환율조작국)', 2개에 해당되면 관찰 대상국으로 분류된다.

 지난 4월 보고서에서는 한국·중국·일본·독일·스위스·인도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중국은 이 요건 중 1개(현저한 대미 무역흑자)에만 해당되지만 2016년부터 매번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계속 견제하기 위해 '대미 흑자 규모와 비중이 큰 국가의 경우 1개 요건만 충족해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는 새로운 기준까지 도입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기준을 바꾸거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경우 한국, 대만, 인도와 같은 아시아 신흥국들이 함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88년 도입된 종합무역법을 활용하면 구체적인 기준 없이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제재를 가하는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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