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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중도파 권력은 잡았지만…극우당, 기록적 약진(종합)

등록 2019.05.27 10: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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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 50.5%…20년만에 최고

중도 좌·우 정당 과반 확보 실패


【브뤼셀=AP/뉴시스】벨기에 브뤼셀에 마련된 유럽의회 기자실에서 27일 새벽( 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개표 전망이 발표되고 있다. 2019.05.27   

【브뤼셀=AP/뉴시스】벨기에 브뤼셀에 마련된 유럽의회 기자실에서 27일 새벽( 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개표 전망이 발표되고 있다. 2019.05.27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선거 결과 중도파가 다수당 지위는 유지하지만, 극우 정당이 약진하면서 유럽 정치지형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지난 26일 마무리된 유럽의회 선거 투표율은 50.5%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권자 참여율이 50%를 넘었던 마지막 선거는 1994년(56.6%)이었다. 지난 선거 투표율이 42.6%였던 것을 감안하면 EU에 대한 유권자들의 참여가 상당히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는 극우와 극좌의 대립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전략적인 정치 참여가 돋보였다.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스페인의 투표율도 크게 올랐다.

그러나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 수의 증가는 전통 중도 좌·우정당의 성공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유럽의회가 EU 회원국의 개표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정치그룹별 예상 의석수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기준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그룹이 179석을 얻어 의회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EU 전문가들이 예상한 의석수 168석에 비해 11개 의석을 더 차지한 것이나 현재 의석수(217석)에서 38석이나 줄어든 숫자로 마냥 안도하긴 힘들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S&D) 그룹은 150석이 예상된다. 원내 2당 자리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는 현재 186석에 비해 36석이 줄어든 숫자다.

【밀라노=AP/뉴시스】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46)이 27일(현지시간) 밀라노 동맹 당사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두 손을 모으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동맹은 26일 실시된 이탈리아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에 오른 것으로 예측됐다. 2019.05.27  

【밀라노=AP/뉴시스】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46)이 27일(현지시간) 밀라노 동맹 당사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두 손을 모으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동맹은 26일 실시된 이탈리아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에 오른 것으로 예측됐다. 2019.05.27



그동안 유럽 의회에서 중도진영이 의석의 과반(376석)을 확보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예상대로라면 이번 의회에서 EPP와 S&D의 의석수는 총 329석으로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정치 형태가 유럽의회에 내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의 통합 강화를 주장하는 중도 좌파 성향의 자유민주동맹(ADLE) 그룹은 40석이 늘어난 108석을 차지하며 제3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극우정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발동하며 친(親)EU 그룹인 ALDE에 큰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세력은 예상대로 유권자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이탈리아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외르크 모이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 등과 손을 잡은 유럽 민족·자유(ENF)의 예상 의석수는 71석이다. 현재 이들의 의석이 36석임을 감안한다면 두 배 가까운 성장을 한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 전통 반(反)EU를 내세우는 유럽보수개혁(ECR)의 의석 57개, 이탈리아 동맹의 연정 파트너 정당인 '오성운동'과 영국의 극우 '브렉시트당'이 함께한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EFDD)의 예상 의석수가 44개임을 고려한다면 유럽의회의 의사 결정을 좌우할 주요 세력으로 극우 정치세력들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중도 세력인 EPP와 S&D가 극우 포퓰리즘 세력을 막기 위해 중 ADLE과의 연합도 고려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EPP의 대표이자 유력한 유럽집행위원장 후보인 만프레트 베버는 "유럽연합에서 중도 세력이 축소된 위기에 처했지만 여전히 중도가 의회의 주요 세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반을 차지하기 위한 연정은 꾀하지 않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베버 의원은 다만 "이후 정치그룹과 유럽의회 내 위원회 승인 문제를 놓고 EPP 지도부와 ALDE와 긴밀한 회담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회에서 제1당을 차지하게 돼 기쁘나, 많은 의석을 잃었다"면서 "승리를 위한 기쁨만을 누릴 수는 없다"고 총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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