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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구축함 충돌사고 잦은 이유는?···해상 혼잡·훈련 부족·노후 장비 등

등록 2017.08.22 17: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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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해군·AP/뉴시스】 21일 싱가포르 근해에서 유조선과 충돌한 미 해군 소속 구축함 USS 존 S 매케인호의 모습. 사진은 왕립 말레이시아 해군이 공개한 것이다. 2017.08.21

【말레이시아해군·AP/뉴시스】 21일 싱가포르 근해에서 유조선과 충돌한 미 해군 소속 구축함 USS 존 S 매케인호의 모습. 사진은 왕립 말레이시아 해군이 공개한 것이다. 2017.08.21

  전문가들 "예산 부족으로 인한 질적 저하에서 교통혼잡 가능성" 등 다양하게 지적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존 S 매케인호를 비롯해 지난 1월부터 미국 구축함과 순양함이 해상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4번이나 발생한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에 대해 미 의회와 국방 분석가들은 예산 부족으로 인해 훈련 과정과 선박의 질적 저하가 심각한데다 태평양 일대 해상에서의 교통혼잡 등 지역적 특성까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손 베리(공화·텍사스) 이날 성명을 내고 "미 해군과 해병대가 안전 문제와 훈련 절차를 검토하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해군의 많은 남녀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그들은 점차 지원이 줄어드는 데다, 날로 노후해지는 선박을 타고 해상에 머무는 시간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종류의 사고를 증가시킬 수 있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존 S 매케인호가 지난 20일 충돌하기 전에도 1월과 5월, 6월에 같은 종류의 사고가 태평양에서 발생했다.

 퇴임한 해군 준장 존 커비는 해군이 시스템상 문제가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리더십의 질, 각종 훈련의 양과 질, 선상의 감시 절차 및 면허, 시스템과 장비 준비 상태 등을 다양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지난 몇년간의 예산 불확실성이 이와 같은 요인들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의회의 공화당과 민주당 일부에서는 지난 2011년 제정된 예산통제법(Budget Control Act)으로 인해 미 국방부가 선박의 유지 보수 및 해군과 해병대 훈련 등에 쓸 수 있는 비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랜드 포브스 해군대학 연구원은 "해군은 각종 훈련을 수행하고 장비를 갖추기 위한 추가 자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도 선박 충돌사건들을 검토할 전망이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해군 소위원회 위원장인 롭 위트먼 하원의원은 현재 진행중인 모든 해상작전에 대한 검토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미국안보센터 국방 전문가 제리 헨드릭스는 "그동안 미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함대 수가 줄어들었다"며 "여기에 우리 함대는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 보다는 그룹작전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종의 혁신적인 고급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놓치거나 무시하거나, 관망했다"고 비판했다.

 4번의 충돌사고가 2대의 구축함과 2대의 순양함에서 발생한 것도 주목해야 할 포인트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해리티지재단 국방 전문가 토머스 칼렌더는 구축함 충돌은 일출과 일몰 등 빛이 강하지 않은 시간이거나 그 지역에 많은 선박들이 동시에 항해를 할 때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포브스 연구원은 교통혼잡이 공통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로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와 같다"며 "일반적으로 차량이 더 많은 곳이라고 보면 되지만 그것으로 사고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방전문가 헨드릭스는 "태평양에서 올해 4건의 해군 충돌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이 지역에 특화된 훈련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이번 사건의 문제는 매우 지역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훈련의 수준 등이 저하되고 있다는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존 리처드슨 미 해군 참모총장은 21일 존 매케인호 충돌 사건과 관련, 미 해군 전 함대에 대해 다음 주(8월27일∼9월2일) 중 하루나 이틀을 잡아 운항을 중단하고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안전성 검사 실시 시기는 각 함대의 지휘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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