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모멸감 주는 재수없는 친구…이색 ASMR

등록 2023.03.22 06:26:51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뉴욕=AP/뉴시스] 유기농 맥주 미켈롭 울트라 퓨어골드의 2019년 수퍼볼 광고 장면 중 일부. 미켈롭은 이 광고에서 자율 감각 쾌락 반응(ASMR) 효과를 활용했다. 2023.3.21

[뉴욕=AP/뉴시스] 유기농 맥주 미켈롭 울트라 퓨어골드의 2019년 수퍼볼 광고 장면 중 일부. 미켈롭은 이 광고에서 자율 감각 쾌락 반응(ASMR) 효과를 활용했다. 2023.3.21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은 청각, 시각 등 감각적 자극에 의해 심리적 안정이나 쾌감을 느끼는 경험을 말한다. 2010년께부터 미국 등에서 이런 경험을 유도하는 영상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을 통해 ASMR 콘텐츠가 대중화됐다.

ASMR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탭핑(두드리기), 위스퍼링(속삭이기), 스크래칭(긁기) 등 다양한 형태로 청각적 자극을 주는 방법들이 등장했다. 또 상황극이나 먹방 등과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 형식이 잇따라 나왔다.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유튜버도 생기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의 취향이 빠르게 바뀌는 콘텐츠 생태계에서 ASMR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색다른 이야기와 소품, 소재 등을 이용해 차별화된 즐거움을 제공하는 유튜버들을 소개한다.

왕재수 친구의 속삭임…주디의 '못된 ASMR'

많은 ASMR 유튜버들이 다양한 상황을 설정한 '롤플레이' 콘텐츠를 만들었다. 의사, 친구, 마사지샵 직원, 스튜어디스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속삭이는 듯한 대사로 청각적 자극을 준다. 그런데 상대방에 대한 험담을 끊임 없이 늘어놓는 못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특히한 콘텐츠가 있다. '민(mean·못된) ASMR'이라는 영역이다.

민 ASMR은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Mean Girls)'의 여왕벌 레지나처럼 잘 나가는 못된 친구가 등장하는 상황극이다. 해외 유명 ASMR 유튜버들이 'Mean firl does Your makeup(화장을 해주는 못된 소녀)'와 같은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하나의 유행이 됐다. 민 ASMR은 주로 유튜버가 소개팅이나 파티에 나가려는 친구를 꾸며주는 상황을 설정한다. 그런데 주인공의 태도는 전혀 친절하지 않고 오히려 까칠하다. 상대방을 무시하고 외모를 폄하하거나 옷차림을 지적하는 등 무례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국내에도 이런 ASMR 콘텐츠를 선보이는 유튜버가 있다.

"내가 메이크업을 해준다는건 너한테 큰 영광이 아닐까?" "혹시 양치 했어? 입냄새가 너무나서 깜짝 놀랐네."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거에요. 탈모가 너무 세게 왔어."

주디(Judy asmr)는 이런 무례한 대사로 진행하는 민 ASMR 콘텐츠로 잘 알려진 유튜버다. 소개팅을 앞둔 남동생을 화장해주는 누나, 손님의 머리를 깎아주는 불친절한 미용실 직원, 귀청소를 해주는 재수 없는 친구 등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롤플레잉을 한다. 주인공의 캐릭터는 무례하고 뻔뻔하지만 끝까지 나를 챙겨준다는 점에서 묘한 친밀감을 준다.

주디가 이런 민 ASMR 영상만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따스하고 친절한 친구가 등장하거나 해리포터, 웬즈데이 등으로 배경을 설정한 다양한 상황극을 만든다. 시청자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거나 수다를 떠는 콘텐츠도 인기가 많다.





화장품이 부서지는 소리…아모레퍼시픽 '뷰티포인트'

ASMR 콘텐츠가 발전하면서 사물이 가진 촉감이나 질감을 이용해 청각적 자극을 주는 다양한 방법이 등장했다. 슬라임을 주무르는 소리,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칼로 케이크를 자르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동원된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포인트'는 화장품을 이용한 ASMR로 인기가 높은 유튜브 채널이다.

화장품이나 용기가 가진 질감과 촉감을 이용해 ASMR 콘텐츠를 만든다. 화장품으로 도화지에 그림 그리기, 날카로운 물체로 단단한 화장품 긁기, 액체 화장품 흘리기, 얼어붙은 화장품 깨뜨리기, 끈적끈적한 화장품 으깨기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화장품이 부서지거나 어지럽게 뒤섞이면서 만들어내는 시각적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뷰티포인트는 최근 화장품이 아닌 사물을 이용한 ASMR도 만들었다. 칵테일바에서 볼 수 있는 소품들로 '팅글(tingle)'을 만들어내는 영상이다. 팅글은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소름이 돋는듯한 느낌을 말한다. 해당 영상은 글래스에 음료를 따르는 소리, 얼음을 넣고 젓는 소리, 캔을 따는 소리, 셰이커를 흔드는 소리, 칵테일에 불을 붙이는 소리 등을 이용했다.




마사지 체험을 ASMR로…시리TV

다양한 체험 활동과 ASMR을 결합한 콘텐츠도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 채널 시리TV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마사지나 메이크업 서비스를 소재로 ASMR를 만든다. 중국식 부항 발 마사지, 태국의 화산 모래 마사지, 인도네시아 생 알로에 두피 관리, 한국의 웨딩 메이크업, 난징식 귀청소 등을 직접 체험해보는 장면을 영상에 담는다.

조용한 마사지 샵에서 손과 여러 도구가 몸에 닿는 소리는 청각적 안정감을 준다. 또 유튜버가 눈을 감고 기분좋게 마사지를 받는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간접 체험의 기회도 제공한다.

시리TV의 운영자 유시리씨는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중국인이다. 한국인 남자친구를 만나 한국의 맛집과 여행지 등을 중국인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다 콘텐츠 제작까지 하게 됐다. ASMR 채널인 시리TV 뿐만 아니라 중국어 학습 영상을 만드는 '시리 중국어'도 운영하고 있다.





에디터 FunnyBeat
[email protected]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