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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에리언 "코로나19, 금융위기와 달라…더 어려운 면도"

등록 2020.03.10 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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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급결제 시스템의 신용 경색 아냐"

"정부, 너무 오랫동안 중앙은행에 의존"

"이미 너무 많은 탄약 비효율적으로 사용해"

[밀라노=AP/뉴시스]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기차역에서 군인과 경찰이 밀라노를 떠나는 승객을 검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172명, 사망자는 463명이다.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는 하루 사이 1797명 늘었다. 2020.03.10.

[밀라노=AP/뉴시스]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기차역에서 군인과 경찰이 밀라노를 떠나는 승객을 검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172명, 사망자는 463명이다.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는 하루 사이  1797명 늘었다. 2020.03.10.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유명 경제학자이자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2008년 금융위기와 성격이 다른 사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당시보다 더 풀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엘 에리안은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오피니언 면에 기고한 칼럼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지금은 은행이나 지급결제 시스템의 심각한 신용 경색 상황이 아니다"라며 "금융위기와 달리 모든 현대 시장 기반 경제의 중심인 지급결제 시스템이 위험에 빠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세계 경제와 시장은 몇년째 험난한 시기를 겪고 있다. 정부가 이에 대응할 방법이 적기 때문에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엘 에리안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시장을 안정시키거나 심지어 상승시켜온 3가지 요인이 무너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봤다. 우선 코로나19가 공급과 수요를 동시에 파괴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더이상 유동성 투입과 저금리 정책으로 금융 변동성을 억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짚었다. 유럽의 정책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가격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20% 넘게 내린 점도 문제다. 유가 하락이 지속하면 작은 석유 기업이 도산 위기에 놓이고 에너지 관련 기업의 회사채가 위태로워진다.

그는 "불행히도 덜 안심되는 측면에서도 2008년과 지금은 다르다(Unfortunately, today is also different from 2008 in less reassuring ways)"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는 너무 오랫동안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불균형적인 정책 혼합(policy mix)을 추구해왔다. 이 때문에 너무 많은 탄약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전 긴급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춘 걸 예로 들었다.

이어 "악화한 실물 경제가 시장을 끌어내리고 시장은 다시 경제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끝내려면 정부가 몇 가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경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한 무료 진단 검사, 건강보험이 없는 미국인에 대한 무상 치료와 같은 사회취약 계층 보호 대책 등이다. 또 "이런 정책은 조직화된 범정부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까지 너무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에 의존해왔다면서 "이제 정부가 생산성 향상 개혁을 추구하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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