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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금융 불확실성 확대"…기재부, '경기 개선' 표현 접었다(종합)

등록 2020.03.13 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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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그린북 3월호 발간…코로나19 여파 '본격화'

2월호선 "경기개선 흐름" 언급했다 한 달 만에 지워

"당초 예산 성장경로에 불확실성 상당히 높아졌다"

車 내수 24.6%↓ 할인점 20%↓…中유커 76%↓'뚝’

"실물·금융 불확실성 확대"…기재부, '경기 개선' 표현 접었다(종합)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정부의 공식적인 경기 인식을 나타내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한 달 만에 긍정 평가가 사라졌다. 지난달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소비활동이 큰 폭으로 위축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된 데 따른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실물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대외적으로도 글로벌 파급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을 비롯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원자재·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등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 2월호에서는 "생산·소비·설비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작년) 12월에는 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하는 등 경기 개선의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낙관론을 내세운 바 있다. 201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우리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공식화했던 것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과 한 달 새 평가가 뒤집어진 셈이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에 대해 "2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황이 변했다"며 "당초 예상했던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서히 개선되던 (경기) 흐름이 완전히 꺾이는 것인지는 나중에 지표를 확인해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린북 3월호에 언급된 주요 실물지표들을 보면, 먼저소비에 치명타가 가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속보치를 보면 백화점 매출액은 30.6% 감소했다. 대형마트 등 할인점 매출액 역시 19.6% 곤두박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점 매출액 감소폭은 2015년 1월 이후 5년 만에 최대폭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76.1% 감소해 1999년 1월 집계 이후 사상 최저를 보인 데 따른 영향이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24.6% 감소,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 이후 최대폭 하락을 나타냈다. 춘절 연휴 이후 중국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져 생산부터 줄어든 탓이다.

다만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한 까닭에 온라인 매출만 27.4% 늘면서 전체 소비감소분을 어느 정도 메워줬을 뿐이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달 7.3포인트(p) 내린 96.9를 기록, 향후 전망을 어둡게 했다.

김 과장은 "수요측면의 쇼크(충격) 불확실성은 상당히 크다"며 "전세계가 처음 경험하는 것이고 (사태가) 어떻게 갈지 몰라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03.13.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경제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1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이 전월 대비 1.3% 감소, 서비스업생산이 0.4% 증가하면서 총 0.1% 소폭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6.6%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월 77에서 이달 69로 8p 하락한 것 등을 두고 기재부는 향후 전망에도 부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축·토목 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 대비 3.3% 증가했지만 건설수주와 분양물량 감소, 건축허가 면적 감소 등이 향후 악재로 꼽힌다.

현재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에 전월보다 0.3p 상승했다. 향후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p 상승해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 등 영향으로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했다. 그러나 일평균 수출액으로 비교하면 작년 2월 20억8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18억3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고용지표를 보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개인서비스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석유류 상승세로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도 0.6% 상승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지난달 하순부터 주가와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환율은 등락을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평가됐다.

기재부는 "이미 발표한 코로나19 피해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1, 2단계 대응방안을 차질 없이 신속히 추진하고 추가경정예산도 국회 통과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대내외 파급영향과 실물·금융 등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전개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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