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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남녀권리 동일, 100년전 선각···원불교 '소태산 평전'

등록 2018.11.21 17:43:03수정 2018.11.22 15: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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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남녀권리 동일, 100년전 선각···원불교 '소태산 평전'

【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少太山) 대종사(속명 박중빈·1891∼1943) 일대기를 담은 '소태산 평전'이 나왔다.젊은 시절부터 소태산 관련 자료를 모으고 글을 써 온 이혜화(75)씨가 '소태산 박중빈의 문학세계' '원불교의 문학세계' '소태산 박중빈' 등에 이어 펴냈다.

소태산은 1891년 전남 영광에서 나서 고행 수도 끝에 1916년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불법연구회(원불교 전신)를 창건, 전북 익산을 중심으로 포교하다가 1943년 열반했다.

소태산은 자신이 종단 창시자라고 해서 극진한 대접을 받거나 존경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교인들이 상처받거나 어려워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길을 찾았다. 종단을 만들 때도 교인들의 도움을 바라기보다 함께 일하고 돈을 벌어 교인들의 생계와 종교 존립을 감당했다.

나아가 '부부 권리 동일' '남녀 권리 동일'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교리로 여성 권리를 인권 차원에서 진지하게 인식했다.

이 책은 교단 창시자가 아닌,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인류와 세계를 사랑한 소태산의 생애를 여실히 드러낸다. 장난꾸러기 어린이 '박중빈'이 구도자의 길에 이르기 위해 정진하고, 교조 '소태산'이 돼 교인들의 마음과 삶을 세심하게 살피는 모습에서 이 시대 지도자가 지녀야 할 덕목과 종단이 가져야 할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교조라고 해서 거창하지도, 위대하지도 않다. 마음의 문제를 지닌 교인의 짐을 우스갯소리로 덜어주는 모습, 금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는 모습, 교인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는 모습 등은 범인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성스럽고,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어느 시대에나 있을 법한 믿음직한 어른의 모습이다.

"소태산의 가르침이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인류와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라며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러 나선 저자는 꼬박 2년여 동안 자신이 평생에 걸쳐 모은 자료와 인터뷰를 토대로 소태산의 생애를 정리했다.
 
답을 찾았을까. 해답을 찾았는지, 답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태산 평전'을 읽으며, 그의 생애를 통해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고, 구원이라는 것이 현실세계에서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최소한 독자에게는 답이 될 것이다.

저자는 1943년 경기 안성 태생으로 고려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고전문학) 학위를 취득했다. 경기 고양시 화수고 교장을 지냈다. 북바이북, 516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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