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말레이 경찰 "김정남 시신서 VX 검출"…크림형VX 사용가능성도 대두
더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화학국에서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화학물질 유형을 확인하기 위한 1차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VX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바카르 청장은 "시신의 눈과 얼굴에서 표본을 채취했다"며 "다른 요인들은 아직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VX는 화학무기금지협약 상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물질이다. 무색 혹은 옅은 갈색을 띤 무향의 액체로, 피부에 닿거나 체내에 흡수되면 몇 분 이내로 신경계통에 작용해 호흡을 멈추게 하는 독성을 지니고 있다.
1995년 옴진리교 신자들이 도쿄 지하철에 살포해 12명이 죽고 5500여명이 다친 사린가스보다 독성이 몇배나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옴진리교의 한 신자는 1994년 VX를 이용해 오사카(大阪)의 한 남성을 습격해 살해하기도 했다.
앞서 김정남 암살에 VX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불거졌으나 모공으로 체내에 흡수되는 신경가스인 만큼 이를 사용하는 가해자에게 피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반박이 제기되면서 일단락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쇼와(昭和)대학의 사토시 누마자와(沼沢聡)교수(약학부 독극물부문 전문)는 산케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화학물질 중 가장 독성이 강한 신경계 독가스인 VX를 사용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사토시 교수는 "(김정남이) 입에서 거품을 뿜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VX를 비롯한 신경가스의 전형적인 증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부를 통해 VX를 흡수한 경우 "일정 시간 후 급속히 증세를 악화시켜 사망에 이른다"며 "이번에는 사망할 때까지 일정 시간이 지났다는 점에서 VX의 특징과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토시 교수는 암살범들이 붐비는 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무언가를 문지르고 사라졌을 뿐, 주변사람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던 점에 대해 "액상형의 VX를 크림에 섞어서 사용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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