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아주, 배아심박 기준 낙태금지법 서명 강행할 듯
5~6주면 심박 감지…'사실상 임신중단 금지' 비판
【애틀랜타=AP/뉴시스】임신중단(낙태) 권리 옹호론자들이 지난 3월18일 조지아 의회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05.07.
CBS에 따르면 켐프 주지사는 이날 '산아 공정 및 평등법'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배아의 심박감지 시기부터 임신중단 시술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통상 배아의 심박감지 시기는 임신 5~6주차 무렵으로, 이 시기엔 산모들이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이 법은 여성들이 임신 사실을 모르고 법정 시술 허용기간을 넘기도록 유도해 임신중단을 전면금지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받는다. 임신중단 권리 옹호론자들은 새로 서명될 법을 '사실상 임신중단 금지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전 주법은 임신 20주 내 임신중단 시술을 허용했었다.
여성 건강권 전문 싱크탱크 거트마커연구소 소속 엘리자베스 내시 선임매니저는 "초기 단계 임신중단을 금지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상황은, 임신중단 반대파 정치인들과 활동가들의 목표가 '시기 및 이유와 상관없는 모든 임신중단 금지'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 하원은 앞서 지난 3월29일 재적 180석 중 찬성 92석으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알리사 밀라노, 알렉 볼드윈, 에이미 슈머 등 할리우드 배우들은 이 법 시행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켐프 주지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Roe v. Wade)'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여성의 헌법상 권리를 인정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反)임신중단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마크 드와인 오하이오주지사 역시 지난 4월 11일 배아의 심박 감지 이후 임신중단을 범죄화하는 주법에 서명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성폭행과 근친상간의 경우에도 예외를 두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됐다.
한편 밀라노를 비롯한 할리우드 배우들은 지난 3월 켐프 주지사에게 전달한 공개서한에서 새 임신중단 관련법이 시행될 경우 조지아에서의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조지아는 지난해 기준 455편의 TV 시리즈와 영화가 제작되는 등 영화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실제 조지아에서의 촬영 거부에 나설 경우 지역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조지아주 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는 2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와 관련한 경제활동 규모는 600억달러(약 70조500억원)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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