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나탄즈 핵시설 화재사고 '파괴공작'으로 단정
실행세력 특정에 수사력 집중...추후 적절한 시기에 공개
[나탄즈=AP/뉴시스] 이란 국영 IRNA 뉴스에 따르면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기구(AEOI)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서 건설 중인 건물이 '사고'로 인해 파손됐다"고 밝혔다. 우라늄을 농축하는 고성능 원심분리기에는 피해가 없다고 부연했다. 사진은 2019년 11월 한 트럭이 나탄즈 핵단지에 진입하는 모습. 2020.7.2.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이란 당국은 핵개발의 중추를 맡고 있는 중부 나탄즈 핵 관련시설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이 누군가의 파괴공작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고 교도 등이 5일 보도했다.
매체는 복수의 이란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일 중부 '나탄즈 샤히드 아흐마디 로션 핵시설 단지(Shahid Ahmadi Rowshan Natanz Complex)'에서 일어난 사고를 '사보타주' 공격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한 소식통은 우라늄 농축에 쓰는 원심분리기를 파괴할 목적으로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 당국은 나탄즈 핵시설에 사보타주를 실행한 세력을 특정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관계 소식통은 "그간 조사에서 전부 증거를 통해 화재가 파괴공작에 의해 생긴 사실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사이버 공격 의심도 시야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불이 난 건물의 일부는 사이버 공간에 접속하지 않은 점에서 다른 수단의 범행이 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탄즈 사고와 관련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3일 기술보안 조사를 벌인 끝에 원인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보안상의 이유로 사고 원인은 적절한 시기에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 나탄즈 핵시설을 공격한 실행자로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등이 지목되고 있다.
SNSC 대변인을 성명에서 "사고 발생 초기 부터 각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원인을 조사 평가했다. 피해 정도 등을 점검해 원인을 특정했다"고 언명했다.
성명은 "현장에는 핵물질이 없었고 방사능 물질 누출 문제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원자력청(AEOI)은 나탄즈 핵시설에서 건설 중인 건물이 사고로 파손됐지만 인명피해는 없었고 현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상적인 우라늄 농축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양대 핵시설인 나탄즈와 포르도에 있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1만9000여기 중 1세대 초기 모델(IR-1) 6104개만 남겼다.
이중 5060기는 나탄즈에서 2025년까지 상업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포르도에서 연구용으로 쓰기로 했다
하지만 이란은 공동 서명국의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JCPOA 이행 중단을 선언하면서 나탄즈에서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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