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더 불쌍해"…박근혜 법정서 폭소 터진 까닭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상영 전 마사회 부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휴정시간에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2017.05.30. [email protected]
朴 법정 출석마다 지지자들 기립…제지받고 항의도
장시간 재판에 생리현상 호소…朴 조는 모습도 목격
【서울=뉴시스】나운채 이혜원 기자 = 박근혜(65) 전 대통령 뇌물 혐의 재판에서 평소 법정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유·무죄를 다루는 엄숙한 법정에서 폭소가 터져 나오는가 하면, 재판 당사자가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 조는 듯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재판에서는 이상영(72)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의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반대 신문에서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 과정 확인서를 보면 오후 7시50분에 조사를 시작해 다음날 오전 4시10분에 끝났다. 안 힘들었냐"고 묻자, 이 전 부회장은 "힘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변호사는 "연세가 70대인 걸로 안다. 밤을 꼴딱 새워 새벽에 조사가 끝났다. 힘들어서 사실대로 맞게 대답했다고 할 수 있느냐. 담당 검사에게 야간 조사를 동의한 적 있냐"며 검찰 수사 과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공판을 방청한 뒤 휴정시간에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이 변호사와 이 전 부회장이 주고 받는 대화를 듣던 방청석에선 이내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 변호사는 "어르신다운 답"이라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박 전 대통령이 입정할 땐 일부 지지자들이 기립을 해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석에 앉아있던 허원제(66)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일어서서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일부 방청객들도 박 전 대통령 얼굴을 보려고 덩달아 일어났다.
법정에서의 기립과 발언은 재판부 허가를 받은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에 법원 관계자가 앉으라고 안내하자 해당 방청객은 "일어서면 안 되냐"고 항의했다.
허 전 정무수석은 오후 재판에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박 전 대통령을 맞았다. 노년의 방청객 두 명도 따라 일어났다.
전날 재판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입·퇴정할 때 하늘을 향해 주먹을 올리며 응원하는 자세를 취하는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최순실 씨와 공모해 뇌물을 받거나 약속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오른쪽) 씨가 30일 오전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특검이 위증 소지가 있다며 안모(54) 한국마사회 남부권역본부장을 상대로 2016년 2월 김영규 마사회 부회장이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에게 사직을 강요했는지 묻자 도 변호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은 장시간 재판에 지루함을 이기지 못한 듯 재판 도중 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저녁 재판 중에 20분 정도 눈을 감고 있다가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처음 법정에 출석한 지난 23일에도 재판 중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곤 했다.
장시간 재판이 진행되다보니 생리현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오전 재판 종료를 얼마 앞두지 않은 낮 12시5분께 최씨는 급하게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잠시 다녀올 것을 허락했다. 다만 휴정은 하지 않고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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