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검사들, '문무일 수사지휘'에 반기…심상찮은 내홍
강원랜드 수사단 "총장, 공언과 다르게 수사지휘"
전문조사단 등 수사단 요청 따라 협의…대검, 반박
안미현 검사 기자회견 발단…검찰 내부 갈등 심화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달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고 있다. 2018.04.09. [email protected]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은 15일 문 총장이 출범 당시 공언과 다르게 지난 1일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앞서 대검찰청은 지난 2월 안미현(39·사법연수원 41기) 의정부지검 검사의 외압 의혹 제기로 수사단을 발족하면서 문 총장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하지 않는 등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대검찰청은 이 같은 수사단 입장이 협의되지 않은 것이라며, 수사단 요청에 의한 논의가 있었을 뿐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모양새다. 문 총장은 이에 관해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양측의 공방은 이날 안 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강원랜드 수사 관련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하겠다는 보고에 문 총장이 춘천지검장을 크게 질책했으며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안 검사 주장에 수사단은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과정을 밝히면서 문 총장의 수사지휘로 지연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수사단은 문 총장이 당초 약속한 바와 다르게 수사지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검은 수사단과 협의된 사항으로 수사지휘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수사단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외압 의혹을 수사한 결과 일부 사실에 관해 검찰 고위 간부들을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검증을 위해 문 총장에게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총장은 이견을 보이며 수사심의위 심의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고 수사단은 전했다. 이에 수사단은 심의 요청을 거두고 자체 책임 하에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1일부터 문 총장이 수사지휘를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회화관에서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 수사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미현 검사는 문무일 현 검찰총장 역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2018.05.15. [email protected]
수사단은 권 의원을 지난달 소환조사한 직후인 지난 1일 구속영장을 다음날 청구하겠다고 했지만, 문 총장은 '전문자문단' 심의를 거쳐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 뒤 단장인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문 총장 요청에 따라 지난 10일 권 의원의 범죄사실을 보고하면서 보안상 전문자문단 심의가 부적절하다고 피력했고, 문 총장도 이에 동의해 전문자문단 심의 없이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자문단 심의를 받기로 한 외압 부분과 연결된 범죄사실 적시 범위를 특정하기 위해 심의 결과까지 영장 청구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검은 지난달 25일 수사단으로부터 먼저 수사심의위 회부 요청을 받으면서 그 검토를 위해 함께 수사결과를 받았고 이전까지 전혀 보고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문 총장이 법리적인 쟁점에 대한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법률전문가 외의 위원도 참여하는 수사심의위 부의는 적절치 않고, 관련 지침에 따라 고검장과 지검장으로 구성된 회의를 소집해 결정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수사단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로 가기 위해 지난 2월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검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8.02.07. [email protected]
대검 측은 "수사단이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서나 권성동 의원 사건에 대해 법리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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