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돌아가는 윤태호 방역총괄…"3차유행 때 뼈 갈아넣어 일해"(종합)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6월로 임기 마쳐
코로나19 발생부터 1년5개월 방역총괄반장 겸임
"전 세계 접종률 높아져…해외유입 관리 보완해야"
"7월 젊은층 환자 늘 수 있지만…대응 전환점 필요"
[세종=뉴시스]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겸 공공보건정책관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1.06.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전 세계적인 인구 이동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해외 입국 관리는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는 진단검사와 역학조사는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년3개월 임기를 마치고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로 다시 돌아가는 윤 반장은 대유행 당시를 떠올리며 '시스템이 아닌 뼈를 갈아 넣어 일했다'고 떠올렸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방접종률 70% 달성 이후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거리 두기와 같은 비약물적인 개입들이 최소화되면 결국 계절 독감처럼 갈 가능성이 높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목표로 한 9월 말 전체 인구 대비 70%(약 3600만명) 1차 접종 목표를 달성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비약물적 개입은 최소화하고 매년 예방접종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거란 얘기다. 매년 하반기 백신을 접종하면서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강조하는 계절독감(인플루엔자)처럼 말이다.
윤 반장은 "(7월) 거리 두기가 개편되지만 백신 접종이 70% 집단면역 수준까지 가면 거리 두기 체계가 더 완화되고 일상에 가까운 요구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차례 거리 두기를 개편할 때는 '거리 두기'라는 단어를 써야할지, '일상 회복'이라는 단어를 써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론 계절독감처럼 대응하게 될지, 구체적인 방역과 일상 회복 수준은 정부가 결정해야 할 숙제다.
윤 반장은 "매년 예방접종을 받으면서 계절 독감처럼 갈텐데 과연 그런 방식으로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냐 하는 부분들이 하반기 중요한 정책 결정 부분"이라며 "우리가 고민하고 준비해야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3차 유행 과정에서 대량 확보한 병상 등 의료 자원을 예방접종 확대에 따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지를 당면 과제라고 말한 윤 반장은 보완해야 할 지점으로 해외 입국 관리를 꼽았다.
윤 반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어 해외 이동이 완화되고 입국 정책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변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상당 부분은 외국에서 발생한 변이가 국내에 유입되니까 국제 이동이 활발해질수록 변이 확산 위험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입국 부분은 앞으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백신 접종을 하고 외국 여행을 가는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어 해외 입국 관련된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2018년3월19일 개방형 직위인 공공보건정책관에 임명된 윤 반장은 국내 4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관심-주의-경계-심각)로 격상한 지난해 1월27일부터 꾸려진 중수본의 방역총괄반장을 겸임해왔다. 윤 반장은 올해 3월까지였던 임기를 이달 말까지 한차례 연장했다.
1년5개월여 동안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을 총괄해 온 윤 반장은 '한국의 방역 점수'를 묻자 "몇점을 준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다른 외국과 비교해 괜찮게 대응해왔다"며 "외국에 나가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한국의 방역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의 대응을 해왔다"고 자평했다.
정부의 그간 방역 전략을 윤 반장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윤 반장은 "코로나19를 완전히 소멸시켜 한명도 발생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취하는 국가가 있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국가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적극적으로 환자 수를 줄이면서 지속적 억제 전략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강한 지속적 억제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환자 수를 떨어뜨려나가겠다는 전략을 취했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일상과 방역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성공적인 전략이고 방역도 놓치고 일상생활도 엉망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노력했다"며 "단위 인구당 발생률·사망률을 보면 어떤 국가들에 비해서도 우수한 지표들을 가지고 있고 경제 성장률 등도 비교적 좋은 지표를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계를 간소화하면서 격상 기준과 사적 모임·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한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이 시행되는 7월,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어날 우려는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 효과를 고려할 때 전략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윤 반장의 생각이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2021.04.22. [email protected]
방역총괄반장을 맡은 이후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윤 반장은 지난해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2월18일 이후 대구 지역 확진자 급증, 12월 3차 유행이라고 답했다.
특히 지난해 말 3차 유행 당시 병상 부족과 관련해선 "3차 유행 때는 나름대로 준비한다고 했는데 현장의 신고 병상 수치에 의존했던 부분들이 뼈 아팠다"며 "사실상 뼈를 갈아넣어 일을 했는데 시스템의 힘이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 2주간 병상을 마련했던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일부 해외 국가들처럼 대규모 봉쇄 조치 없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온 저력으로는 국민 참여와 의료·방역 인력 헌신, 공무원 헌신이라고 말했다.
국내 공공의료를 책임지는 공공보건정책관으로선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가 첫발을 뗀 점이 "뿌듯하다"면서도 "코로나19를 통해 공공의료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예전에는 어려웠던 부분들이 해결되는 측면도 있지만 외부에서 기대했던 수준만큼 공공의료가 확충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의과대학 증원과 함께 의료계 반대로 무산된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 논의에 대해서도 "의료계와 만나서 논의하고 오해를 푸는 시간이 충분했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19 상황들이 그런 논의를 잘 진행하지 못하게 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국립의전원 논의가 잘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올해 5월과 6월 2번밖에 부모님과 만나지 못했다는 윤 반장은 퇴임 이후에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으로 돌아가 예방의학을 가르치며 후학 양성에 나설 예정이다. 동시에 "특별하게 기여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필요한 일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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