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실내도 벗자"…자영업자들 실외 마스크 해제에 '골치'
"들어오며 차고, 앉으며 벗고, 일어날때 차고, 나가며 벗는데...무슨 소용"
"실외 노마스크 속 식당·카페 등 실내 착용 의무화 실효성 있는지 의문"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 첫 날인 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2.05.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실외 마스크 의무화 지침이 완화되면서 마스크를 벗고 거리에 나서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는 실내 마스크 규제도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외와 달리 식당 등에서는 실내 착용 지침이 유지되면서 고객을 상대하는 데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50인 이상이 밀집한 집회 등 장소를 제외하면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2020년 10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실내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 566일 만에 규제가 일부 완화된 것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천장이 있고 사방이 막힌 실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방역 당국이 전날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은 장기간 유지돼야 할 조치"라고 언급하면서 당분간은 동일한 조치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식당이나 주점 등에는 취식 등을 위해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만큼 실내 마스크 착용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인 지난 2일 점심시간을 전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는 카페 및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으며 나오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오늘부터 밖에서 마스크 벗을 수 있는 거 아니냐", "답답한데 벗자" 등 대화를 주고받으며 한 손에는 커피를, 한 손에는 마스크를 쥐고 있었다.
종로구의 한 고깃집을 찾은 외국인 4명은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식당에 들어가면서 잠시 착용했다. 하지만 자리에 착석한 후 창문이 열려있는 것을 확인하자 바로 마스크를 벗었다. 이들은 "이제 마스크 착용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 첫 날인 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2.05.02. [email protected]
마스크 의무화 해제 첫날인 만큼, 마스크를 벗은 채 실내로 들어가는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방역 지침에 더 혼란이 예상된다며 차라리 취식 공간인 식당 등에서도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하식당가가 밀집한 오피스 건물 관리인 최모(65)씨는 "앞으로 날이 더워지면 마스크 벗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김모(28)씨도 "오늘 당장 마스크 미착용 고객은 많지 않지만, 일부는 마스크를 벗고 오셔서 직접 안내했다"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58)씨도 식당 내 마스크 착용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김씨는 "식당에 들어와도 손님들은 물 한 모금만 마시면 마스크를 내려놓는다"며 "99%가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도, 90%가 자리에 앉으면 바로 마스크를 벗는다. 그렇다면 번거롭게 마스크 착용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전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실내 규제를 해제해달라는 여론이 높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어차피 식당 들어오면 바로 벗는다. 취식하는 공간은 (마스크 지침을)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 "들어오며 차고, 앉자마자 벗고, 일어나면서 차고, 나가면서 벗으면 대체 무슨 소용이냐"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손실보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마스크 착용 안내를 해도 어차피 벗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식당이나 카페에서 마스크를 차는 게 실효성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혼란이 최소화되려면 시설들의 특징을 감안해서 정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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