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투자하라"…유엔여성기구,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
유엔여성기구 3월 8일 세계여성의날 기념행사 개최
"성평등 달성 위해 재원 마련 시급, 여성에 투자해야"
유엔사무총장 "여성 권리 실현 위해 긴급조치 취해야"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사무총장이 8일 유엔여성기구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세계여성의날 기념행사에서 영상 메세지를 발표하고 있다. 2024.03.08.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유엔여성기구가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성평등 달성을 위한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며 "미래를 위해 여성에게 투자하라"고 촉구했다.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는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행사에는 각국 정부, 외교계, 기업계, 학계에서 200여 명이 자리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여성과 여자 어린이들이 소외되고 있으며 부당하고 차별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여성을 향한 폭력, 남성 중심적 권력관계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 인권의 진전은 강력한 백래쉬(반발) 형태로 공격을 받고 있다"며 "현재 속도로는 법적 평등이 이뤄지기까지 약 300년이 걸린다"고 전망했다.
또 올해 세계여성의날 주제인 '미래를 위해 여성에게 투자하라' 메시지에 대해 "가부장제 종식에는 자금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여성 단체의 활동 지원, 여성폭력 종식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와 리더십을 독려해야 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레스 사무총장은 "여성의 권리 실현은 공정하고 평화롭고 번영한 사회로 가는 입증된 길이다"며 "우리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다 함께 긴급조치를 취하자"고 촉구했다.
연사로 참석한 김은미 유엔여성기구 대한민국 친선대사는 UN 경제사회국(DESA)과 유엔여성기구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법적보호의 성별 격차를 줄이고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법을 없애는 데 286년이, 권력에 있어서 남녀가 동등한 대표성을 갖는 데 140년이, 국회에서 남성과 동등한 의석수를 차지하는 데 적어도 40년이 걸린다"며 "(성평등을 위해) 세계가 긴급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는 외교계를 대표해 여성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여성에 대한 투자에 대해 "여성이 동등한 노동에 대해 동등한 임금을 받고 경제적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 것, 그리고 법률이나 외교 분야 등 여성의 대표성이 떨어지는 고임금 분야에서 여성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일하는 부모를 지원하는 기업문화를 발전시키고, 채용과 승진 격차를 해소하는 것,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을 예방하는 것 등도 여성에 대한 투자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성평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남성들을 공동 수혜자로 참여시키는 것"이라며 "양성평등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남성들을 무력화하지 않고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여성의날은 여성과 여아의 성과와 공로를 기리는 날로 유엔이 1977년 공식 인정했다. 유엔여성기구가 한국에서 세계여성의날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이정심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소장은 "성평등은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집단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다"며 "성평등,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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