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외교지평 확대 핵심 파트너"·아세안 "남북관계 개선 전폭적 지지"
【마닐라(필리핀)=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호텔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에 개최된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해 우리 정부의 한-아세안 협력 비전으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2017.11.13. [email protected]
아세안 정상, 한반도 평화 노력과 북핵 불용 의지 확인
【마닐라(필리핀)=뉴시스】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한국-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이 우리 '외교지평 확대'의 핵심 협력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세안 정상들은 우리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와 남북 관계 개선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면서 북핵 불용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열린 제1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의 올해 창설 50주년을 축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한-아세안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미래협력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 개막 일정이 전반적으로 지연되면서 한-아세안 정상회의는 예정시간 오후 4시45분(한국시간 오후 5시45분)보다 1시간30분 가량 늦은 오후 6시11분에 시작했다.
아세안은 10개 회원국(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세안 회원국에 더해 동아시아 3개국(우리나라·중국·일본),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가 아세안 관련 협의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은 이들 국가들과 개별 정상회의를 갖는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 발전의 청사진으로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제시하고,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 내용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아세안 의장국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주요 언론에 게재한 기고문 '한-아세안 협력 관계 :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향해'와 궤를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같은 주제로 '아세안 기업투자 서밋 연설 2017'에서 '한국-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공동체의 비전 '사람 지향적, 사람 중심적'이 우리 정부 국정철학 '사람 중심의 경제' 등과 유사하다"면서 "한국과 아세안이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나아가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외교'를 전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지난 9월 부산에 개원한 아세안 문화원 등을 중심으로 쌍방향 문화 교류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정부를 넘어 지방자치단체·재계·학계·시민사회 등으로 교류·협력의 참여자를 확대하면서 차세대 청년 교류를 중점적으로 넓혀나갈 것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외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양측 국민들이 상호 교류·협력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한국과 아세안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기반을 함께 구축해 국민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와 아세안이 ▲아세안 연계성 증진과 한-아세안 FTA 추가자유화 등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열린 공동체' 구성 ▲한-메콩 협력 등을 통해 모든 나라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 ▲기술공유와 직업훈련 등을 통해 양측 중소기업들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계기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닐라=AP/뉴시스】문재인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7.11.13
문 대통령은 북핵·미사일 문제 관련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제재와 대화 등 가능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활용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 내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평화적인 해결에 이를 수 있도록 아세안 회원국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개최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한 '평화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아세안 각국의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정상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역대 정권 처음으로 아세안 특사를 파견한 점 등을 비롯해 우리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보였다.
아세안 정상들은 "올해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와 아세안 문화원 개원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이 인적·문화 교류 증진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면서 "아세안 문화원을 개원한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한 아세안 정상들은 "한국은 그간 아세안 역내 개발 격차를 완화하고 연계성 제고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아세안이 역점을 두고 이행하는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MPAC) 2025' 및 '제3차 아세안 통합 이니셔티브(IAI) 작업 계획'에 대해서도 한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아세안 차원의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정부는 이날 한-아세안 정상회의 개최 관련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와 비전을 아세안 측에 전달하는 시간이 되었다"면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 추진을 위한 한-아세안 정상들의 의지를 결집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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