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총리에 탈(脫)계파 비서실장까지…文, '대탕평 인사' 신호탄
【서울=뉴시스】 문재인 정부 첫 인선 핵심 3인방.
'대북통' 서훈 교수 초대 국정원장…남북회담 고려한듯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공식 집무 첫날 발표한 국무총리를 비롯한 일부 청와대 참모진 인선은 '대탕평 인사 원칙'에 입각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총리·국정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 일부 인선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에는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정원장에는 서훈 이화여대 교수를 각각 후보로 지명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임종석 전 의원을, 경호실장에는 주영훈 전 청와대 경호실 안전본부장을 임명했다. 전남 2명, 충청 1명, 서울 1명 등 지역 안배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이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총리만큼은 비(非)영남 출신 인사를 내세워 균형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내정자는 '대통합·대탕평'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의 인사 철학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지사는 '호남총리' 조건에 꼭 들어맞는다.
게다가 이 내정자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그의 '총리 카드'는 계파 패권주의 비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등 다목적 카드라 할 수 있다.
이 내정자는 DJ에 의해 정치권에 입문했고, 손학규 전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이 과거 한나라당에서 당적을 옮겨온 뒤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손학규계로 활동해왔다.
아울러 온건한 성향의 합리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손색이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임종석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그룹'의 핵심멤버로 통하는 학생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해 16대 총선 때 성동구에서 당선됐고, 노무현 정부 출범 후에는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17대 총선에 출마해 성동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선거를 도우며 당내 '박원순맨'으로 분류됐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서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의 시작인 '광흥창' 팀부터 참여해 경선 캠프, 선대위 후보 비서실장을 지내며 문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서훈 이화여대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대북통으로서 앞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 대북파트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전문성을 인정해 등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내정자는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 막후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국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향후 남북 정상회담 등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주영훈 신임 경호실장은 충남 금산이 고향으로 외국어대 아랍어과를 졸업했다. 1984년 경호관에 임용된 이래 보안과장, 인사과장, 경호부장, 안전본부장 등 청와대 경호실 내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한 전문 경호관이다.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광화문대통령공약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청와대 이전과 그에 따른 경호 및 시설안전과 관련한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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