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관세' 한 달 유예…韓 협상팀, "여전히 긴장 상태"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미 철강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2018.3.9
"미국에서 내일도 협상이 예정"…"계속 진행 중"
【세종=뉴시스】김경원 기자 =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유예한 가운데 한국 정부의 통상협상팀은 여전히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철강관세 부과 대상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했지만 면제 협상이 4월까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을 수입산 철강 고율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4월말까지 유예조치를 내리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연계할 뜻을 분명히 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관세 부과 행정명령 발효를 앞두고 상원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한국과 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이 관세 부과 대상 국가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다만 USTR은 이들 국가에 관세 부과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만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로써 면제 협상은 4월말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이 철강관세 면제와 한미 FTA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가운데 산업부 강성천 통상차관보, 유명희 통상교섭실장 등은 철강관세와 FTA 협상을 총괄하는 USTR 간부들을 비롯해 현지에서 주요 인사를 만나 이해를 구하는데 주력했다.
한국 정부는 철강 관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되기 위해 전방위적인 구애활동을 전개했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에서 열린 한·미 FTA 3차 개정협상 종료 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머무르면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고 있다. 강성천 통상차관보, 유명희 통상교섭실장 등은 철강 관세와 FTA 협상을 총괄하는 미 무역대표부(USTR) 간부들과 수시로 면담하고 있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2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스티븐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철강 관세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미 국무부 부장관과 상무부 장관을 차례로 만났다.
미국이 철강 관세 면제와 한미 FTA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미 FTA 협상에서 얼마나 입장 차이를 줄여나가느냐가 철강관세 면제 여부의 바로미터가 결정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내일도 협상이 예정돼 있고 계속 진행 중이어서 (협상팀은) 긴장 상태에 있다"며 "미국 측은 한 곳에서 카드 2장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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