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엘리엇 논란]지분 미미하지만…엘리엇 입김에 출렁이는 그룹株
현대차우, 4~25일간 14.2% 상승해 5개월만에 10만원 선 회복
"기존 개편안·엘리엇 제안 모두에서 배당 확대 가능성 높아"
"글로비스·모비스 변동성↑…모비스 기업가치 부각 노력 기대"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현대자동차 제50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2018.03.16. [email protected]
금융투자업계에선 어떤 지배구조 개편안이든 배당 성향 확대가 일관되게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 우선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또 현대차가 엘리엇의 제안을 수용하기보다는 기존 개편안의 합리성을 지속해서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룹 차원에서 기존 안의 주총 통과를 위해 현대모비스의 기업가치 보전에 힘쓸 것이란 추정도 제기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23일(한국시간)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에 보내는 엘리엇의 편지 - 현대 가속화에 대한 제안'을 통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간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제안했다. 또 ▲현대차와 모비스의 초과보유 현금을 줄여 수익성 개선 ▲기아차가 보유한 모비스·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가치 검토 및 자산화 ▲자사주 소각 ▲순이익의 40~50%까지 배당률 상향 조정 ▲해외 기업운영 경험이 있는 3명의 독립적 사외이사 추가 선임 등을 그룹에 요구했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3일(현지시간) 현대차 그룹 지분을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입을 시사했다. 현대차 그룹은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모비스의 '모듈 및 AS 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엘리엇은 현대차 그룹이 마련한 모비스-글로비스 합병안에 대해선 반대했다. 엘리엇은 기존 개편안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은 소액주주에 돌아갈 이익이 분명하지 않다"며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것만으로는 기업경영구조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엘리엇의 제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엘리엇이 보유한 지분이 적을 뿐만 아니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및 금융 계열사 관련 문제로 지주사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현대차 그룹주들은 엘리엇 이슈가 있을 때마다 출렁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리엇이 지배구조 개입을 언급하고 나선 지난 4일 현대차(2.96%), 기아차(2.52%), 현대모비스(3.52%), 현대글로비스(3.01%) 등이 모두 상승 마감했다. 현대차 그룹 고위 관계자들이 엘리엇 측과 회동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7일에도 현대차(2.94%), 기아차(0.32%), 현대모비스(1.22%) 등이 모두 올랐고 현대글로비스는(6.52%)의 경우 6% 이상 급등했다.
엘리엇의 구체적인 요구가 드러난 지난 24일엔 희비가 갈렸다. 현대차(1.88%), 기아차(0.16%), 현대모비스(0.62%) 등이 소폭 상승했지만, 현대글로비스(-0.85%)는 하락 마감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모비스-글로비스의 분할 합병으로 글로비스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엘리엇이 개입하기 시작한 후로부터 불확실성이 더해진 모습이다. 25일엔 현대차(0.92%), 현대글로비스(0.57%)가 올랐고 기아차(-0.1%), 현대모비스(-0.41%)는 내렸다.
다음달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배당 중심의 투자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우선주인 현대차우(0053850)는엘리엇 이슈가 제기된 지난 4일 8만8000원에서 25일 10만500원으로 14.2% 뛰면서 종가 기준 약 5개월 만에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개편안 하에서나 엘리엇의 제안서를 수용하는 차원에서나 현대차의 배당 확대 가능성은 모두 높은 상황"이라며"변수가 많은 상황에선 안정성(배당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권 연구원은 "주가의 하방 경직성과 배당 수익률에서 매력이 높은 현대차와 현대차 우선주 중심의 대응을 추천한다"면서도 "엘리엇 제안서 발표 이후 기존 지배구조 개편안 진행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글로비스와 모비스의 주가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현대자동차 제50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주주들이 이사회 의장인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18.03.16. [email protected]
다만 엘리엇의 요구안이 일부 반영된다 하더라도 대폭적인 배당금 증가는 어려워 우선주 상승은 단기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우선주를 포함한 현대차의 배당 성향이 약 30%였고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 증가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돼엘리엇의 요구대로 배당 성향을 확대해도 대폭적인 배당금 증가는 어렵다"며 "현대차 우선주는 합병 부결 및 특별 배당이 없다면 현대차의 배당 성향 확대를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 예고에도 불구하고 단기 상승에 그칠 전망"이라고 짚었다.
분할 후 모비스의 이익이 희석되고 시가총액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 부진하던 모비스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다수 나오고 있다. 기존지배구조 개편안의 주총 통과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모비스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모비스 주가가 부진할수록 기존 모비스 주주들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의구심이나 불만을 품게 되면서 분할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작아질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편안 통과를 위해 현대차 그룹은 존속 모비스의 기업가치를 부각시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이런 노력이 대주주 입장에서 이후 계열사와의 주식 교환 비율을 불리하게 형성하게 할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상당한 비용을줄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며 "현재 주식 매수청구 가격(23만3429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는 모비스 주가는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모비스 주가가 반대매수 청구권 가격 대비 4% 격차인 상황에서 엘리엇 제안이 공개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모비스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할 중·장기 비전 및 주주환원 정책이 주주를 설득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모비스 주주를 설득할 수 있는 가시성 높은 성장 비전과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며 "존속 모비스의 핵심 부품 사업은 삼성전자,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과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동차 그룹의 최상위 회사로서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가총액, 수익성, 재무구조가 요구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한편 현대차 그룹은 다음달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6월18일까지이며모비스와 글로비스의 매수청구 가격은 각각 23만3000원, 15만1000원이다. 모비스는 6월28일부터 한 달간 매매가 정지되며 글로비스는 정지 기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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