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브렉시트 부결 영향 제한적…한·영 FTA 등 대비 작업"(종합)
16일 이호승 기재차관, '브렉시트 관계부처 대응회의' 주재
"英정부 불신임안 표결 등 여러 시나리오…상황 더 지켜봐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지만, 최악의 상황엔 대비해야"
경제 부처 합동 점검반 운영…국내 금융시장 간접 영향 점검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시 컨틴전시 플랜…현지 기업 지원도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관계부처 대응회의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대응회의는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큰 표차로 부결되면서 한국과 영국 간 무역에 끼칠 피해와 관련해 개최되었다. 2019.01.16. [email protected]
정부는 그러나 향후 진행 상황에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며 금융 시장 변동이 있을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오전 8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렉시트 관련 관계부처 대응회의'를 주재해 "브렉시트 탈퇴 협정 부결은 대체로 예상된 결과"라며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에도 영국과의 무역 비중이 작아 실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대(對)영국 수출 규모는 지난해 1~11월 기준 54억달러로 지난해 수출 규모의 1% 수준이다.
이 차관은 그러면서도 "정부는 브렉시트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노딜 브렉시트 등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에서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이를 부결시켰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관계부처 대응회의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대응회의는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큰 표차로 부결되면서 한국과 영국 간 무역에 끼칠 피해와 관련해 개최되었다. 2019.01.16. [email protected]
다만 그는 이번 부결이 반드시 노딜 브렉시트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단정했다. 노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EU와 탈퇴 조건이나 미래 관계에 대한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이 차관은 "하원에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까지 제출돼 있는 상황이라 표결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며 "재신임 시 영국 정부는 오는 21일까지 플랜B(plan B)를 제시하고 하원에서도 이를 표결해야 한다. 이후 EU와의 재협상, 제2의 국민투표, 조기 총선 등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정부 불신임안에 대한 표결은 현지시간으로 16일 오전 7시, 한국 시간으로는 17일 오전 4시에 예정돼 있다.
이 차관은 "영국과 EU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영국이 큰 위험을 무릅쓰고 노딜 브렉시트를 할 이유는 없다. 영국과 EU 간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져 추가 협의도 잘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노딜 브렉시트가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런던=AP/뉴시스】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한 후 테리사 메이 총리가 하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시키면서 영국이 유럽연합(EU)과의 탈퇴 조건이나 미래 관계에 대한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9.01.16.
영국·EU의 경기 둔화,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우리 실물 경제가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특히 영국과 거래하는 개별 수출입 기업들의 경우 관세율 변동 등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경제 부처 합동 점검반을 운영하며 브렉시트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외환·금융 시장에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따라 신속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해 영국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에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체결하기 위한 실무 협의 등 사전 준비 작업도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FTA 상 관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영국과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며 금융회사 등 영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해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
이 차관은 이와 관련해 "영국 입장에서도 빨리 처리해야 할 상황"이라며 "브렉시트가 이뤄지는 대로 협상을 시작해 가장 단기간 내에 FTA를 체결하는 것에 대한 상호 이해가 있고, 실무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EU FTA를 대체하면 되니 단순하지만, 그 결정을 얼마나 빠르고 질서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만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조만간 열어 FTA 추진 방안 등 브렉시트 부결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은 당사국인 영국이 가장 크게 받지만 영국과 교역하는 다수 국가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참석자들에게 "우리 정부와의 협의도 원만히 진행될 수 있다. 향후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방안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엔 이 차관을 비롯해 김회정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 이억원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박충근 기재부 대외경제국장 등 기재부 관계자들과 함께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김정일 산업부 FTA정책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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