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이 불장?…"추석 후에도 집값은 강세"
3월 신학기 전 수요 증가로 인한 계절적 요인
매물 부족에…거래 줄어도 신고가 행진 거듭
매수자 관망에도 매도자는 호가 안 내릴 듯
"규제 완화로 다주택자 매물 출회 유도해야"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1.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추석 이후에도 집값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량은 줄었지만 한 번 계약이 체결되면 신고가를 찍는 현재의 패턴이 더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가을·겨울은 부동산의 계절적 성수기다. 이듬해 3월 신학기 전 이사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기 때문에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집값이 더 높아지는 '상저하고'의 그래프를 그리곤 한다. 올 들어서는 매물 감소로 상반기에도 집값이 많이 뛰었기에 '상고하고'의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 들어 점차 줄어들고 있다. 1월 5798건이 거래됐다가 2월 3874건, 3월 3789건, 4월 3667건, 5월 4897건, 6월 3945건, 7월 4698건, 8월 3858건의 추이를 나타낸다. 이달 들어서는 거래가 412건에 그쳐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2·4대책 발표 후 3월 마지막 주부터 8주간만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달 둘째 주 기준으로는 0.21%의 상승률을 나타내며 2019년 9월17일(0.2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8·4대책, 2·4대책 등을 통해 대규모 공급을 발표했지만 건설 및 입주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 지난 6월부터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및 보유세 중과가 현실화되면서 기존 주택의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도가 아닌 증여를 선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이사철 수요와 공급이 몰려서 가격이 상승하는 계절적 요인이 있는데, 최근에는 매도 물량 부족으로 매도자 중심 시장이 형성된 것이 신고가 행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가격은 하반기에도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그 동안의 급등 피로도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많이 오른 집값에 매수자들이 주저하는 상황이고, 대출도 막혀있어 거래량은 평년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매도자들은 여전히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고, 버틸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분위기라 매도가가 떨어지지 않고 시세는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전세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집주인들이 보유세를 세입자에게 전가하느라 만기가 돌아오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높아진 전세가가 매맷값을 밀어 올린다"며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등의 규제 완화 없이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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