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공약에 ‘1000만 탈모인’ 관심, 탈모약 시장 상황은?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성분 탈모 치료제 처방 중
"항암제 등 건보 필요 현실 외면한 대선 전략" 비판도
이재명 후보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 (사진 = 유튜브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탈모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탈모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약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성분 약이다. 전립선비대증으로 허가를 받은 성분이지만 탈모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탈모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이들 성분은 머리를 빠지게 하는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호르몬의 생성을 감소시켜 탈모에 도움을 준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미국 제약사 MSD의 ‘프로페시아’이며, 두타스테리드 오리지널 의약품은 영국 제약사 GSK의 ‘아보다트’다.
국내 탈모약 시장은 약 13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피나스테리드 성분 의약품이 1000억원에 이른다. 먹는 치료제가 아닌 바르는 외용제 미녹시딜 의약품은 100억원 규모다.
국내에 출시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성분 제네릭(복제약)은 수십 개에 이른다. 연 1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프로페시아 제네릭 JW신약의 ‘모나드’를 포함해 한미약품, 동아ST, 동국제약, 종근당, 유유제약, 휴온스, 현대약품, 하나제약, 동구바이오제약, HK이노엔, 셀트리온제약 등에서 출시하고 있다.
이들 경구용 치료제는 하루에 한알씩 복용하면 되는데, 약값은 1000~1500원 수준이다. 한 달로 치면 약값은 약 3만원에서 5만원 사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공약한 탈모 치료제 건보적용이 현실화 될 경우 본인부담비용은 훨씬 적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화 여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탈모 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이 될 경우 처방환자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급여가 되는 순간 현재 약값보다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수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탈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3만여명으로 확인됐다. 2015년 20만여명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탈모인이 1000만명에 가깝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탈모 치료제가 건강보험으로 적용될 경우 진료 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탈모는 필수진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적용에 나서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가의 항암제 등 건강보험이 필요한 의약품 대신 탈모에 건보재정을 쏟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이상이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65.3%에 그치며 이는 문재인 케어의 임기 내 보장률 목표치인 70%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며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건강보험제도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려면 가파르게 건강보험료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대선의 득표 전략으로 무책임하게 던졌다”며 “비급여인 탈모 치료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 미용성형 및 피부과 영역의 수많은 시술과 치료들도 같은 반열에서 급여화가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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