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장혜지·이기정, 미국남매 누른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
【강릉=뉴시스】 오종택 기자 = 철저하게 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 사이가 피를 나눈 친남매보다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한국 컬링 믹스더블 장혜지(21)·이기정(23)은 9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4차전에서 미국의 베카 해밀턴(28)·맷 해밀턴(29)을 9-1로 제압했다.
장혜지·이기정은 오전 노르웨이와 3차전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듯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며 3-8로 완패했다. 상위 4개팀이 진출하는 준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1승이 간절한 상황에서 미국을 만났다.
컬링에서는 유독 부부나 형제, 자매, 남매 등 가족이 한 팀으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다. 믹스더블에 참가하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는 부부다. 미국도 한 살 터울의 친남매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런 미국팀을 상대로 장혜지·이기정은 환상적인 호흡으로 무기력해 보이기까지 했던 노르웨이전의 부진을 말끔히 씻고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그럼에도 친남매 이상의 환상적인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 중 둘 사이에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계속해서 서로에게 기를 불어 넣어 주고, 실수가 있을 때는 격려를 잊지 않는다.
미국전을 마치고 '비즈니스 파트너가 친남매보다 호흡이 좋았느냐'는 질문에 장혜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하죠"라며 환하게 웃었다.이기정은 "호흡이라기보다 평소 맷이라는 선수를 잘 알고 있다. 관중들이 호응하면 그런 것에 반응한다"며 "일부러 리액션과 목소리도 크게 한 것이 잘 들어맞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오전에는 승부에 집착하다 보니 점수차가 많이 나길 원했다. 그러다보니 조급했고, 실수가 많았다"며 "지는 한이 있더라도 시간을 다 써 가며 경기를 천천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몰랐던 문제점을 알아가면서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이기정은 "스위스 등 나머지 팀들 모두 강하다. 초반에 타이트한 경기를 이어가면 후반에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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