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연쇄살인 피해아동 부친 "경찰, 왜 숨겼는지···"
[화성=뉴시스] 김종택 기자 = 7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근린공원에서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이춘재(57)에게 희생된 초등학생의 위령제가 열려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0.07.07. [email protected]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재수사 결과 실종으로 은폐됐다가 피해자로 확인된 김모(당시 9세)양의 아버지 김모(69)씨는 7일 화성시 병점동 김양의 피해 추정장소를 찾아 헌화하고 30년째 돌아오지 못한 딸의 넋을 기렸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당시 김양의 시신과 유류품 발견 사실을 은폐한 경찰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
김양이 실종된 지 31년이 된 7일 김씨는 이날을 기일로 삼아 김양의 오빠인 아들과 함께 피해 추정장소를 찾았다.
헌화 뒤에 김씨는 맥이 풀린 듯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내 인근 벤치에 앉아 힘 없이 고개를 떨궜다.
김씨는 “다 알고 있으면서 왜 말을 해주지 않았는지 너무 원통해서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다”면서 “왜 말을 하지 않아 뼈 한 줌도 찾지 못하고 눈도 제대로 못 감고 죽게 만들었는지···”라며 경찰이 김양의 유류품과 시신을 발견하고도 은폐·은닉한 것을 한탄했다.
이어 “(당시 수사관은) 지금 살아 있다는데 죽기 전에 만나보고 싶다”면서 “대체 왜 그랬는지 이유라도 알고 싶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앞서 지난 2일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며 경찰이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의 경찰들이 할 것이 아니라 당시 경찰들이 해야 한다”면서 “아직 당사자들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고 또 얼굴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씨의 법률대리인 이정구 변호사는 “당시 수사관들의 사체은닉, 증거인멸,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보고 불기소 의견 처리된 것이 아쉽다”며 “다만 수사를 바로잡을 수 있음에도 바로잡지 않은 직무유기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기지방남부경찰청은 지난 2일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종합수사결과 발표에서 김양의 사건 수사에 참여한 경찰관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으나 공소시효가 끝나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김양을 포함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살인 14명, 강간 9명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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