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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된 '숏폼' 영상이 디지털 마약?

등록 2023.07.11 05: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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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이내의 숏폼 영상, 대세로 자리잡아

시청자와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매력적

중독성 높은 디지털 마약이라는 우려 나와

의학 전문가들, 숏폼 영상 중독성 지적


2023 쇼츠 콘텐츠 트랜드 분석(출처 : 콜랩아시아) *재판매 및 DB 금지

2023 쇼츠 콘텐츠 트랜드 분석(출처 : 콜랩아시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찬호 리포터 =현재 글로벌 영상 트렌드는 1~2분 내외 짧은 길이의 영상인 숏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각종 동영상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전략적으로 숏폼 콘텐츠와 크리에이터를 강화하고 있다.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층 사이에서는 숏폼 영상 시청이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숏폼은 이제 젊은 세대를 넘어 모든 연령대에서 친숙한 콘텐츠 형태가 됐다. 매일 유튜브와 틱톡이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추천해주는 짧은 길이의 영상을 쉴새 없이 넘겨서 보다보면 한시간이 훌쩍 넘어갈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중독성이 숏폼 영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유튜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쇼츠 영상의 일일 평균 조회수는 500억회가 넘는다. 쇼츠를 매일 업로드하는 채널의 수도 작년에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존 롱폼 콘텐츠를 만들던 크리에이터들 역시 숏폼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롱폼 영상을 제작함과 동시에, 그중 일부분을 편집해 숏폼 형식으로 제작한다.

숏폼 영상의 매력은 무엇일까. 숏폼 영상은 시청자와 크리에이터 각자에게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숏폼 영상은 짧은 시간 내에 재밌고 흥미로운 영상을 집약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굳이 10분이 넘는 길이의 영상을 전부 보지 않더라도, 쇼츠 기능을 통해 핵심 부분만 볼 수 있다.

직장인 A씨는 "쇼츠를 보면 굳이 긴 길이의 영상을 다 보고 있을 필요 없이 재밌는 부분만 볼 수 있다"며 "요즘은 롱폼 영상보다 쇼츠를 더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숏폼 영상은 '효율성'과 '넓은 바이럴'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숏폼 영상은 재생 시간이 롱폼 영상에 비해 확연히 짧아 영상 제작 시간도 비교적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롱폼 영상 1개를 제작할 때, 숏폼 영상은 여러 개 제작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숏폼 영상은 국내 시청자들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을 유입시키는 데에도 용이하다.

틱톡 영상의 경우 언어가 적고 몸짓과 행동,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콘텐츠가 많기에 해외 시청자들까지 섭렵할 수 있다고 한다.

5420만명이 넘는 틱톡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원정맨(서원정)은 "글로벌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려면 언어의 장벽이 낮은 콘텐츠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숏폼의 이런 부분은 특정 국가에 대한 제한이 없어 글로벌적인 성장을 하는데 용이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숏폼 영상은 시청자와 크리에이터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숏폼 영상의 중독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숏폼이 '디지털 마약'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정희원 서울 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는 지난 2월9일 '닥터프렌즈'채널에 게재된 '디지털 마약에 중독되는 현대인들'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사람에게 숏폼 영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영상에서 그는 "(틱톡, 릴스 등의 숏폼 영상들은) 더 빠르게 많은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 합성 마약과 비슷하다"며 "자연환경 속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자극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펜타닐 같은 합성 마약을 한 번 주사하게 되면 마약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다. 도파민 시스템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약이나 술에 중독되면 일반적인 일상 생활은 아무런 느낌을 주지 못한다"며 "쇼츠처럼 짧고 자극적인 영상을 보다 보면 그런 뇌가 된다. 정말 해롭다"고 말했다.

숏폼 영상은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자극을 선사해 도파민 시스템을 점차 망가뜨리고, 일상생활에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하는 뇌가 된다는 설명이다.

박문호 뇌과학 박사는 지난달 29일 게재된 유튜브 '보다'채널의 '잠 들기 전에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사에서 짧은 길이의 영상이 위험한 이유에 대해 짚었다.

박 박사는 "중독은 끊임없이 갈구하고 욕망하는 목적 지향적 행동이 극단적으로 치달은 것이다"며 "(틱톡, 쇼츠 등 짧은 길이의 영상은) 중독을 일으킨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독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명확한 목표 설정과 정확한 규칙 그리고 신속한 피드백이다"며 "컴퓨터 게임을 보면 얼마나 규칙이 명확한가. 또 피드백 속도도 1초가 안 걸린다. 반복하는 행동에 대한 피드백 시간이 짧을수록 중독은 급격하게 일어난다"고 말했다.

◎튜브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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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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