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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찬바람 왔다" 전국이 꽁꽁…움츠러든 혈관 '빨간불'

등록 2023.11.30 05:01:00수정 2023.11.30 07: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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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160/100㎜Hg 이상 치료·생활습관 교정 필수

가벼운 운동·국물 줄여 소금 덜 먹기 등 관리해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평소 심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오르기 쉬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3.11.2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평소 심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오르기 쉬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3.1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평소 심뇌혈관 질환이 있거나, 65세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오르기 쉬워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30일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고혈압은 140/90㎜/Hg 이상(가정 혈압의 경우 135/85㎜/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겨울철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고혈압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관심질병통계를 보면 2021~2022년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두 해 모두 12월에 가장 많았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123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70세 이상 노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60%가 넘고, 60대로 범위를 넓혀도 약 절반은 고혈압을 앓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은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부담이 되고, 이를 견디기 위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되며 심부전 상태로 진행된다.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만성콩팥병, 망막 출혈에 의한 시력장애도 생길 수 있다.

손일석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압에도 변화가 적지 않게 생긴다"면서 "여름에는 혈관이 늘어나고 더위에 의한 탈수가 겹치면서 혈압이 내려가는데, 이때 고혈압 약을 줄이면 다시 추워지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혈압이 160/100㎜Hg 이상으로 매우 높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노인 환자의 수축기 혈압은 140㎜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권고된다.

치료는 혈압 강하제를 통한 약물요법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혈압약을 복용하니 나쁜 생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약물요법은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로 추가적인 강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일상에서의 고혈압 관리는 ‘가정 혈압’을 기록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혈압은 가정과 진료실에서 측정한 것이 서로 다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측정하면 혈압은 문제가 없는데 진료실에서만 유독 높게 나오는 ‘백의(白衣) 고혈압’ 현상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문제가 없는데 가정에서는 높다면 조절이 안 되는 ‘가면(假面) 비조절 고혈압'이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가면 비조절 고혈압을 확인하려면 증상에 상관없이 아침과 잠자기 전, 특히 진료 1~2주 전 혈압을 측정해 기록하고, 혈압 변동에 대해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고령자가 춥다고 실내에서 꼼짝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혈압이 더 오르고, 체중이 늘면서 혈당도 오르고, 쇠약해지면서 근력이 떨어지고, 침대에서나 화장실 오갈 때 낙상과 골절이 생기기 쉽다. 기온이 오르는 시간대에 가볍게 걷기나 산책, 기구 운동 등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새벽 운동을 즐겨 한다면 아침 식사 후나 오후로 운동 시간을 옮기는 것이 좋다. 비나 눈이 내려 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면 낙상도 발생할 수 있어 실내 자전거·체조 같은 실내 운동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좋다.

고혈압 관리와 관련이 깊은 것은 음식물 섭취로, 특히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혈액 내 나트륨이 높아지면 물을 같이 가지고 있으려고 해 혈액의 부피가 커지고 혈관의 압력이 높아진다.

고혈압 진료지침에는 하루 소금 섭취량을 6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한국인은 필요량의 4~6배(15~25g)나 많이 섭취하고 있다. 만약 소금을 줄여 음식이 너무 싱거워 먹기가 힘들면 국물을 삼가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매끼 국물 한 컵(200mL)을 덜 마시면 하루 소금 섭취량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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