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연장근로 기준, '주 40시간'으로…노동계 "하루 21.5시간 일할 수도"(종합)

등록 2024.01.22 16:31:54수정 2024.01.22 17:05: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고용부, 대법 판결에 연장근로 한도 위반 행정해석 변경

하루 8시간, 1주 40시간 초과→1주 40시간 초과 근로만

노동계 반발 "하루 21.5시간 근로도 가능…건강권 보호"

고용부 "노사정 사회적 대화 통해 장시간 근로 등 해소"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2023.09.2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2023.09.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앞으로 '주 52시간 근로'(법정근로 1주 40시간+연장근로 1주 12시간)의 연장근로 준수 여부를 따질 때에는 하루 8시간이 아닌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연장근로 한도 위반 기준'에 대한 행정해석을 이 같이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7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0조는 법정근로시간을 하루 8시간, 1주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제53조1항은 당사자 간 합의하면 1주 12시간을 한도로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하루 8시간 또는 1주 40시간을 초과해 일하면 연장근로에 해당해 둘 중 하나만 1주 12시간을 초과해도 법 위반이 됐다.

예컨대 하루 13시간씩(법정근로 8시간+연장근로 5시간) 3일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1주 총 근로시간은 39시간으로 52시간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연장근로시간(15시간)이 1주 12시간을 초과하는 만큼 그동안은 법 위반에 해당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법은 1주 12시간을 초과했는지 여부는 '1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을 내놨다. 하루에 몇 시간을 근무했는지가 아니라 1주 간 총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는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은 "근로기준법 제53조1항이 1주 12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가 가능하다는 의미이지, 1일 연장근로 한도까지 별도로 규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해석했다.

이에 고용부도 대법 판결에 따라 '1주 총 근로시간 중 1주 법정근로시간 40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이 연장근로이며, 이 연장근로가 1주 12시간을 초과하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행정해석을 변경했다.

고용부는 "대법 판결 이후 현장 노사,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며 "법의 최종 판단 및 해석 권한을 갖는 대법 판결을 존중해 행정해석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장근로수당 지급 기준은 기존 해석을 유지하기로 했다.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과 동일하다는 얘기다.

이번 행정해석 변경은 현재 조사 또는 감독 중인 사건에 곧바로 적용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그러나 이 경우 이론적으로 하루 21.5시간(휴게시간 4시간씩 30분 제외) 근로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하루에 아무리 많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주당 최대 52시간만 넘지 않으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하루 최대 21.5시간을 일하고도 연장근로를 인정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노총도 "이번 고용부 발표는 사용자들에게 연장근로시간 몰아쓰기가 가능하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며 '압축노동'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구시대로의 회귀"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연장근로에 대한 현장의 혼란을 막고,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국회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입법 보완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 1일 근로시간 상한 도입과 11시간 연속 휴식 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판결로 현행 근로시간 제도의 경직성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지만, 건강권 우려도 있는 만큼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근로자 건강권을 보호하면서 현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희 차관도 지난 15일 "이번 판결은 장시간 근로를 허용한다기보다 주52시간 내에서 근로시간 배분을 조금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노동계에서 주장하는대로 입법론적인 행정해석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정부는 다음 달 개최 예정인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장시간 근로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근로시간 유연화와 근로자 건강권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