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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킹산직'도 명함 못 내미는 의사 연봉…"여기서 더 달라고 하니"

등록 2024.02.23 10:47:18수정 2024.02.23 10: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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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2억5493만원…'킹산직' 1억원 수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의사 가장 많아

"더 달라고 하니 문제…국민 지지 못 받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2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석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대통령실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2.22.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2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석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대통령실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2.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의사들의 평균 임금이 2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부 의사들이 엘리트 의식을 드러내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면서 '의대 증원 국면'에서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23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3 보건통계'에서 우리나라 봉직의(페이닥터) 연간 임금 소득은 19만2749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2억5600만원이다. 개원의의 경우 2만8800달러, 약 3억9800만원에 달한다. 통계가 확보된 OECD 국가 중 우리나라 봉직의·개원의 수입이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2020년 의사 임금은 2억3070만원이다.

지난 22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정례 브리핑에서는 개원의 평균 연봉이 약 2억8000만원, 세금을 제외하면 1억80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세 수치를 종합하면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의사는 연간 2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는 의미이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이 371만4000원이다.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에 비해 의사 수입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소득 직종'으로 인식되는 은행권의 경우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연평균 1억1102만원의 근로소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연봉이 2억5493만원, 한덕수 국무총리의 연봉이 1억9764만원으로 총리보다 많이 받고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일부 지방 의료기관은 연봉을 3억~4억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의료계에서는 정주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평균 연봉 1억원에 지방 근무임에도 '킹산직'으로 불렸던 현대차 채용 열풍을 고려하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광경이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한지 사흘째인 지난 22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4.02.22.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한지 사흘째인 지난 22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4.02.22. [email protected]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근 열린 MBC 백분토론에서 "의대 쏠림 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의사 수입이 다른 직업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며 "해결은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의사들의 엘리트 의식이 드러나는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열린 MBC 백분토론에서 의협 측 패널 이동욱 경기도 의사회장은 "국민 눈높이는 양보다 질이 중요한데, 의대 증원은 맛집에 줄을 선다고 해서 식당을 많이 짓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데도 가고, 의무 근무도 시키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국 고등학교 수 2373개를 고려하면 사실과 맞지 않을 뿐더러 훌륭한 의사의 기준을 중·고교 학생 시절 성적으로 국한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국장은 "연봉을 많이 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연봉을 받으면서도 더 달라고 하니까 문제인 것"이라며 "의사들이 돈을 더 버는 곳으로만 가려고 하고 있고 그걸 막기 위해 정부가 인원도 늘리고 수가도 개선하려고 하는 건데 이걸 반대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성적보다는) 시스템에 따라 좋은 의사가 양성될 수 있다"며 "이런 발언들이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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