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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하라고?' 불법진료 내몰린 간호사들…"환자도 위험"

등록 2024.02.23 11:15:41수정 2024.02.23 11: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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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진료 행위 지시 받고 있어"

환자안전도 위협…소독주기 늘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대한간호협회(간협)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의료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오후 6시 개설한 ‘의료공백 위기 대응 현장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23일 오전 9시까지 접수된 154건의 신고 내용을 공개했다. 2024.02.23.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대한간호협회(간협)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의료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오후 6시 개설한 ‘의료공백 위기 대응 현장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23일 오전 9시까지 접수된 154건의 신고 내용을 공개했다. 2024.0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간호사들이 대리처방과 대리기록은 물론 치료처치와 검사, 수술 봉합 등의 불법진료에 내몰리고 있다. 전공의 업무의 대부분을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간호사, 진료보조인력(PA) 간호사가 아닌 일반 간호사들이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의료파업에 따른 현장 간호사 업무가중 관련 1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 오후 6시 개설한 ‘의료공백 위기 대응 현장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23일 오전 9시까지 접수된 154건의 신고 내용을 공개했다.

의료기관별 신고 접수 건수를 보면 상급종합병원이 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합병원(36%), 병원(전문병원 포함, 2%) 순이었다. 신고한 간호사는 일반 간호사가 72%를 차지한 반면 PA간호사는 24%에 불과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이후 간호사가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불법진료 행위 지시’였다. 채혈, 동맥혈 채취, 혈액 배양검사, 검체 채취 등 검사와 심전도 검사, 잔뇨 초음파(RU sono) 등 치료·처치 및 검사, 수술보조 및 봉합 등 수술 관련 업무, 비위관(L-tube) 삽입 등 튜브관리, 병동 내 교수 아이디를 이용한 대리처방 등이다.

간호사들은 초진 기록지, 퇴원 요약지, 경과 기록지, 진단서 등 각종 의무기록 대리 작성, 환자 입·퇴원 서류 작성 등의 지시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A간호사의 경우 16시간 2교대 근무 행태에서 24시간 3교대 근무로 변경된 이후 평일에 밤번 근무(밤 9시30분∼오전 8시)로 인해 발생하는 나이트 오프(밤을 새고 받는 휴가)는 개인 연차를 사용해 쉬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직인 교수가 처방 넣는 법을 모른다며 쉬는 날임에도 간호사를 강제 출근 시킨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간호사들은 불법진료 뿐 아니라 외래 진료 조정, 수술 취소 전화 및 스케줄 조정 관련 전화 안내, 드레싱 준비, 세팅 및 보조,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만 응대, 교수 당직실 준비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안전도 크게 위협 받고 있다. 의료공백이 발생하면서 4일마다 하는 환자 소독 시행 주기가 7일로 늘어났고, 2일마다 시행하던 거즈 소독은 평일에만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탁영란 간협 회장은 “많은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이 떠난 빈 자리에 법적 보호 장치 없이 불법진료에 내몰리면서 하루하루 불안 속에서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 내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이 떠난 빈자리를 PA간호사들만이 아닌 전체 간호사가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환자안전을 위해 끝까지 의료현장을 지키겠다는 간호사들을 더 이상 불법진료로 내모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면서 “의료현장에서 법의 모호성을 이용한 불법진료행위가 간호사를 보호할 법 제정을 통해 근절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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