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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시대 역행" "이기적 동맹휴학" 대학가도 시끌

등록 2024.02.23 11: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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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집단휴학 놓고 대학가서 팽팽한 토론

의대생들, 나흘째 휴학계 제출 및 수업 거부

"정부의 근거없는 증원…집단행동 이해해야"

"주객 전도된 이기적 행동…목숨으로 인질극"

"어른들에 희생당한 학생들" 안쓰럽단 반응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날(19일)까지 총 1133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대학은 총 7곳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날(19일)까지 총 1133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대학은 총 7곳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우지은 수습 조수원 수습 이현주 수습 기자 = "의사가 부족한 곳은 비인기과인데 이건 의대 정원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의대 안에서 구조를 바꿔야 하는 거지."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해 환자를 죽이는 걸 서슴지 않는 의료인들에게 박수 짝짝 보내드립니다."

정부의 의과대학(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전국 의대 학생들의 동맹휴학 움직임이 나흘째 확산하는 가운데, 23일 대학가에서도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의대 증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의대생들의 움직임을 지지하는 목소리와 국민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대부분 20대 초중반일 의대생들이 분위기에 마지못해 휴학계를 제출한 거 같아 안쓰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에 반발해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째 휴학계 제출과 수업 거부 등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은 총 1만1778명으로, 전체 재학생(1만8793명)의 약 62.7%에 달한다.

대학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대 증원 및 의대생 집단휴학과 관련된 글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 이들은 또래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게시하는데, 가끔은 댓글 토론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서로 거친 표현을 주고받을 때도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날(19일)까지 총 1133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대학은 총 7곳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날(19일)까지 총 1133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대학은 총 7곳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email protected]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을 지지 또는 이해하는 측은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의 학생 A씨는 "토론회를 보면 정부가 (의대 증원 관련해) 제대로 된 근거 하나를 못 내놓더라"며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일단 밀어붙이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보다 의료진 채용 늘리는 걸 우선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B씨는 "가뜩이나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자는 건 역행되는 정책 아니냐"며 "의사가 부족한 곳은 비인기과인데 이건 의대 정원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원을 늘리면 똑같이 인기과인 성형·피부·안과 의사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렵겠지만 의대 안에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교 학생인 C씨는 "휴학계에 '환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라고 쓰여 있는데 웃음밖에 안 나온다"며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해 환자를 죽이는 걸 서슴지 않네. 사람 목숨으로 인질극 벌이는 게 사람이 할 일이냐"고 맹공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D씨는 "지금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행동을 보면 '너희가 우릴 아니꼽게 보면 어쩔 거냐. 어차피 아프면 우리한테 와야 하잖아'라는 태도 느껴진다"며 "주객이 전도된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또 다른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E씨도 "입학 정원을 늘리는 걸 가지고 휴학에 진료 거부 파업까지. 정말 이기적인 집단"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날(19일)까지 총 1133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대학은 총 7곳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집단 휴학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전날(19일)까지 총 1133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기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대학은 총 7곳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02.20. [email protected]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를 둘러싼 토론이 활발하게 벌어졌다. 의대 증원 주제만을 다루는 방이 따로 만들어질 정도였다.

이곳에서도 "비정상적인 2000명 증원과 탄압에 환호하는 게 정상이냐. 본인이 그렇게 탄압당하면 난리 칠 거면서 남이 당했다고 고소해하는 게 말이 되냐"며 의대생 및 의사들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전국 의대생들이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것을 두고 "어차피 처리되지도 않을 무효한 휴학 원서를 내는 게 '쇼'(show)가 아님 뭔가" "부모님 동의 부분 일부러 비워낸 거 아니냐"등 비꼬는 글도 이어졌다.

일각에선 "억지로 휴학계를 내는 학생들도 있는 거 같다.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며 "(집단행동을 하는 게)꼭 반동분자 색출해 '인민 재판'하는 거 같다" "어른들에 의해 희생당한 학생들 같아 안타깝다. 지금 휴학계를 내지 않으면 교수, 선후배, 동급생들이 엄청 싫어하지 않겠냐"며 이들을 안쓰러워하는 시각도 있었다.

한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전국 40개 의대 부총장과 의과대학 학장 등 의학교육 총괄 관계자와 영상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학생들이 동맹휴학 결의를 거두고 수업 현장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 측에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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